북한의 올해 곡물 총 생산량이 454만 톤으로 추정된다고 남한 농촌진흥청이 29일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현재 농업 여건으로 볼 때 400만 톤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올해 북한의 기상과 병해충 발생 현황, 농자재 공급사정, 국내외 연구기관의 작황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북한 내 곡물 총 생산량이 지난해 431만 톤에 비해, 23만 톤 정도 증가한 454만 톤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농촌진흥청의 발표에 따르면, 쌀의 경우, 냉해와 가뭄, 호우 등으로 인한 피해가 예년보다 적어, 지난해 180만 톤보다 늘어난 202만 톤이 생산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옥수수는 비와 일조량이 부족해 지난해 보다 약간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농촌진흥청은, 평년에 비해 평균기온이 높아 벼의 경우 저온에 의한 출수지연, 즉 이삭 패는 시기가 늦어지는 등의 냉해와, 가뭄, 호우 피해가 적었으며, 생육과 등숙, 즉 여뭄에서 평년보다 유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밭작물의 경우 생육초기부터 중기사이인 5월과 6월에 기온이 다소 낮았지만, 강우량이 적당하여 자연재해가 없었고, 생육도 양호한 편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운근 남한 통일농수산정책연구원장은, 454만 톤이라는 농촌진흥청의 추정치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면서, 이 추정치가 맞는다고 해도, 북한의 수요를 다 충족하려면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운근: 그래도 200만 톤 부족해요. 총 필요한 양이 640-650만 톤 인데, 정상적으로 주민들에게 수급하려면 200만 톤이 부족합니다.
김운근 원장은 그러나, 북한에서 454만 톤의 곡물을 생산한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며, 통일농수산정책연구원 측은 올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을 380만 톤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운근: 그런데 450톤 생산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그 정도 나올 수가 없어요, 북한에서. 우리는 (북한의 올해 생산량을) 한 380만 톤으로 추정합니다. 우리가 보통 350만 톤 보는데, 금년에는 작황이 비료도 주고, 날씨도 괜찮았기 때문에 좀 늘어났다고 보는 것이죠.
400만 톤을 넘는 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어요. 그 동안 북한에 다녀온 경험을 볼 때, 겉보기 하고, 실제 논밭에 들어가 보면 다릅니다, 수확했을 때의 양하고. 북한에서 많이 생산돼 봐야, 제일 풍작일 경우 400만 톤 정도라고 봅니다.
한편, 미국 농무부는 지난 18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2005/2006) 북한의 수확기 곡물 총생산량은 옥수수, 가공 미, 밀, 보리를 포함해 364만 톤으로 예상되며, 이는 1994년(1994/1995) 수확기 이래 최대치라고 추산했습니다.
이진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