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23일 북한은 위폐 제조 중단에 대한 단순한 약속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는 23일 서울에서 열린 한 조찬 포럼에 참석해 미국은 지난 10 여년 동안 북한의 위조지폐 활동에 대해 조사해왔으며 올해 초 남한에서도 북한산 위폐가 다량으로 적발된 적이 있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위조 달러를 만들고 있음을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남한에서 발견된 위조 달러에 북한산이라고 쓰여있지는 않지만 미국 정부가 다양한 감정이나 정보 분석 등 통해 북한산으로 판단할 수 있는 일련의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위조지폐와 관련된 정보를 남한 정부와 공유할 것이며 수사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일정 부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버시바우 대사는 북한이 단순히 위조 지폐 제조를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며 검증 가능한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줘야한다고 말했습니다.
Vershbow: promise's stop doing this will not be enough ...
그러나 버시바우 대사는 미국의 9.19 공동 성명에 대한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북한의 위폐 제조에 대한 제재는 자국 보호 차원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위폐 문제가 6자 회담을 통한 핵 문제 해결 의지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며 미국은 1월 회담에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버시바우 대사가 이날 언급한 남한에서 발견된 북한산 위폐는 올해 4월 중국에서 100달러짜리 초정밀 위조지폐 1400장, 14만달러 들여와 환전하려 한 이 모씨 등을 구속한 사건을 말합니다.
당시 발견된 위조지폐는 일련번호가 CB로 시작하는 2001년판 위조지폐로 환전경력 30년의 전문가도 속아넘어갈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것이었다고 남한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한 경찰은 당시 적발된 위조지폐가 중국에서 들어온 것이어서 수사권 등의 문제로 원산지를 밝혀내지 못하고 수사를 종결했습니다.
한편, 이 같은 버시바우 대사의 이날 발언에 대해 남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위조지폐 관련 사안은 종이와 잉크 등을 따져 과학적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 재무부가 밝혀야 할 사안을 대사가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