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40년 지나도 납북자 잊을 순 없어

권은경·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
2017-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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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도인 도쿄 한 복판에서 북한으로 납치돼 끌려간 희생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남한, 태국, 일본의 납북 피해자 가족들이 함께 납북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토론회에 합류했습니다. 행사는 17일 저녁시간에 진행됐는데요. ‘납북문제 해결과 북한의 반인도범죄 책임규명을 위한 국제 토론회'라는 제목으로 제가 일하는 국제연대가 기획하고 남한과 일본, 태국의 회원단체들이 협력해서 열리게 됐습니다.

지난 한해 중남미 지역과 태국에서도 같은 주제의 국제 토론회가 있었지만 지금 일본에서도 유사한 논의를 하는 것은 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3월은 유엔의 인권이사회가 진행되는 기간이고요. 지난 13일에는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유엔인권이사회 본회의에서 발표를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주요 내용은 지난 한 해 동안 신임 특별보고관인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씨가 조사하고 분석한 북한의 현재 인권실상이었지만 더 중요하게는 해결방안으로 가해자를 밝혀내고 가해자들에게 책임소재를 묻는 절차와 전략에 대해서였습니다. 북한인권운동을 하는 국제 시민사회와 납북 희생자 가족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서 납북문제 해결을 위한 요구와 희망사항을 밝히고 효과적인 책임규명을 위해 희생자 가족들이 더 적극적으로 협조하자고 결의했기 때문입니다.

여기는 지난 1978년 마카오에서 납북된 태국인 아노차 판초이 씨의 조카인 반종 판초이 씨가 참석했고요. 남한에서는 1969년 대한항공 YS-11기 공중나포 후 지금까지 북한에 억류된 황원 씨의 아들 황인철 씨가 왔습니다. 그리고 1978년에 납북된 누나의 송환을 위해 일하는 일본인 마쓰모토 테루아키 씨도 자리했습니다. 세 개국의 납북희생자 가족들은 각각 자국 정부에 그리고 유엔과 국제사회에 가족들의 송환을 위해 힘써 달라는 부탁을 했습니다.

북한 당국에 의한 강제실종 및 납치문제는 2014년에 발표된 유엔의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보고서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사안입니다. 조사위원회 보고서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정치범수용소로 수감하는 강제실종은 북한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궁극적인 수단이다. 북한 당국이 주도하는 이런 종류의 폭력은 다른나라 국민들을 납치하는 형식으로도 나타난다. 이러한 국제적 납치와 강제실종은 그 강도나 규모, 특성에 있어서 다른 나라에서는 유사한 사례가 없다.” 그리고 조사위원회는 한국인과 일본인을 포함해 태국과 레바논, 중국, 말레이지아, 싱가폴, 루마니아, 프랑스인을 대상으로도 북한 당국이 납치를 자행한 사실을 발견했고 보고서에 자세한 정황을 설명했습니다.

‘강제실종(Enforced disappearance of persons)’이라는 인권유린이 더욱 중요한 이유는 국제사회가 북한 반인도범죄의 가해자를 밝히고 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안들을 연구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강제실종은 반인도범죄에 해당되는 인권유린이고 또 여러나라에서 자행됐기 때문에 각국의 관련 법조항들을 적용시키면 국제법적으로 풀 수 있는 가능성들이 비교적 다양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형사재판소에서 다루는 중대한 범죄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국제법인 ‘로마규정'의 7조는 반인도범죄에 대해서 설명하며 강제실종의 정의도 내렸습니다. “국가나 정부기관의 지원이나 묵인하에 공권력에 의해서 또는 공권력을 수단으로, 개인을 체포하거나 구금 또는 납치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후 지속되는 일정기간 동안 해당 개인을 법적 보호의 테두리에서 배제하는 의도를 가지고 자유를 박탈하거나 그 개인들의 운명이나 행방에 대한 정보제공을 거부하고 또는 이런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행위”라고 설명합니다.

13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발표한 퀸타나 북한인권 특별보고관도 북한 당국에 의한 강제실종과 납치에 대해서 언급을 했는데요. “일본과 남한 시민들의 납치문제를 포함해 북한 당국이 자행한 강제실종 문제가 아직도 미결인 상태로 남아 있는 상황에 대해서 심각하게 걱정한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보고관은 “희생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즉각적인 단계를 밟을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희생자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은 사실상 이상적인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만 현재 유엔의 기구들은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다들 즉각적인 조치를 주장하며 그 이유로 “인권을 중심에 둔 책임규명을 위한 체계가 필요하다며 인권유린의 희생자의 인권과 이들의 요구를 책임규명 방안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고 책임규명의 법적 조건을 연구한 전문가그룹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열린 국제 토론회에 유엔의 서울사무소 소장인 시네 폴슨 씨도 참석해 책임규명과 문제해결을 위한 유엔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폴슨 소장은 1977년에 처음으로 일본인 납치피해자가 납북됐고 그로부터 40년이 흘렀지만 우리는 북한 당국에 의해 납치돼 억류 상태에 있는 희생자들의 이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전문가 그루빠가 책임규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지점인 희생자들의 인권이 논의의 중심이어야 한다는 지점과 희생자와 관련 사회가 인권에 대한 인식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했습니다.

일본인과 태국인의 납치는 40년 정도가 지났지만 한국 전쟁 당시부터 납치돼 북한으로 끌려간 사람들부터 생각을 한다면 납북자들이 억류된 기간은 70년이 다 되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이들의 존재를 잊지 않고 납북자들은 자신이 살고자하는 곳에서 여생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납북 희생자들의 송환과 반인도범죄의 책임규명 문제를 함께 논의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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