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홍콩 민주화의 희망

권은경·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
2017-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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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고등법원이 지난 8월 17일에 20세의 홍콩시민 조슈아 웡에게 6개월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홍콩에서는 10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판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영국의 수도 런던의 영국 외교부 앞에서도 수십 명이 모여 조슈아 웡의 징역형 판결을 비난하는 집회를 열고 영국 정부에 조슈아 웡의 석방을 청원하는 성명서도 제출했습니다. 성명서는 전세계 25명의 유명인사들이 공동으로 지지 서명을 한 것입니다. 서명한 사람들은 영국인을 비롯해서 미국과 캐나다 의원들, 캐나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인권법조인, 인도의 작가, 말레이시아 변호사, 호주 전의원, 인도네시아와 미얀마의 인권활동가 등 많은 나라의 인물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이정훈 북한인권대사도 이 공동성명에 서명을 했습니다.

20세의 조슈아 웡이 6개월 징역형을 받은 것이 무슨 대수길래 이렇게 전세계 유명인사들이 팔을 걷고 나선 것일까요?

조슈아 웡은 홍콩의 중도좌파 색채를 띤, 민주주의와 진보를 지향하는 정당인 '데모시스토'의 서기장입니다. 조슈아 웡과 함께 8개월 형을 받은 24세의 네이션 로는 이 정당의 주석입니다. 데모시스토 정당의 중국어 명칭은 '홍콩중지'로 뜻을 풀이하면 '홍콩 대중의 의지'라는 말입니다. 정당은 홍콩 인민대중의 뜻을 받아들여 2016년에 창립됐는데요. 정당의 주요 간부들은 2014년에 있었던 '우산혁명'의 지도자들입니다. 앞서 언급한 두명 외에도 14명의 민주화 활동가들이 유사한 무게의 형량을 선고 받았는데 모두 우산혁명 때문입니다.

우산혁명은 2014년 9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홍콩을 뒤덮은 대규모 시민 학생들의 민주화 집회입니다. 집회도중 중국경찰이 시민들을 향해 최루탄과 최루액을 쐈고 시민들은 들고 있던 우산으로 분사되는 최루액을 막으며 당국과 맞서 싸웠습니다. 그때 최루액을 맞고 부서지던 노란색 우산이 홍콩시민 운동의 상징물이 되었고 이후 시위참가자들은 노란색 우산을 펼쳐들고 중국당국에 대항하는 집회를 진행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벌어진 동조 지지 집회에서도 노란색 우산이 홍콩 민주화의 상징물로 사용됐습니다. 그래서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에 우산혁명이라는 이름이 붙게 됐습니다.

2014년 17세였던 조슈아 웡과 수많은 젊은 홍콩 시민들이 맞서 싸운 것은 민주주의 즉 보편적 참정권을 수호하기 위함이었습니다. 1997년에 중국당국이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 받은 것은 1984년에 중국과 영국 간에 체결한 합의에 기초합니다. 양국은 홍콩 반환 이후 50년간 일국양제를 유지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즉 홍콩은 중국의 행정구역에 속하지만 특별행정구역으로서 독자적인 헌법, 행정부 그리고 법원이 유지되는 자치권을 반환 이후 50년간 인정받았던 겁니다. 하지만 홍콩 자치정부의 수장인 행정장관의 선거방식이 민주주의 방식이 아니므로 홍콩시민들 손으로 행정장관을 뽑는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는 시위가 시작된 겁니다.

결과적으로 2017년에 진행된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적용되는 새로운 선거제도가 2015년에 4월에 결정됐는데 그 방식이 좀 애매해서 시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친중국 성향의 위원들로만 구성된 1200명의 행정장관 지명위원회에서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한 예비후보들 2-3명만이 최종 행정장관 선거에 나올 수 있도록 선거법을 개정 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중국정부의 정치적 견제세력이나 경쟁세력에서는 홍콩 행정장관이 나올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 버려서 홍콩 자치권 인정은 무용지물이 된 겁니다. 이런 상황이 예상됐으므로 당시 2014년 홍콩의 청년들과 지식인 그리고 학생 세력들은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켜 내고자 대대적인 시민운동을 펼쳤던 겁니다.

우산혁명은 중국당국에 진압됐습니다. 그리고 올해 3월 말에 진행된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중국정부의 바람대로 당국의 적극적 지지자인 캐리 람이 선출됐습니다. 그리고 데모시스토 정당의 20대 초반 지도부 인사들이 지금은 몇 개월의 실형을 받아서 향후 5년간은 지방 선거에 출마할 수도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세계 여러나라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일하는 인사들은 공동성명서에서 이번 결정은 '분개할 만한 정의 실패이며 홍콩 인권과 법치주의에 종말을 알리는 신호이자 일국양제 원칙의 심각한 타격'이라고 격분했습니다.

하지만 중국당국의 우산혁명 진압으로 홍콩시민들의 민주주의를 향한 희망마저 완전히 진압할 수는 없었습니다. 2015년 11월에 실시한 홍콩의 구의회 선거에서 우산혁명 시위를 주도했던 민주화 인사 8명이 구의원으로 당선됐고 이들이 창립한 정당이 바로 '홍콩 대중의 의지' 즉 데모시스토입니다. 비록 이 젊은 정당 지도부가 정치범이 돼 수감생활을 하고 있지만 이들은 아직 20대 초반의 젊은 정치인들입니다. 조슈아 웡은 2014년 집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10년 후 초등학생들이 홍콩의 민주화를 위해 시위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그것은 지금 우리의 책임이다.” 또 이번 판결을 받은 이후에는, "시간은 우리 편이다. 홍콩이 언젠가는 우리 손으로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곳이 될 것이다"라고 언론에 말했습니다.

조슈아 웡이 성숙한 기성 정치인이 돼있을 미래 홍콩을 상상하면 지금 핍박 받고 있는 20대 정치인들을 통해 홍콩 민주화의 희망이 보입니다. 북한의 인권과 개혁, 민주화를 향한 희망은 아마도 이 라디오 방송을 듣고 계신 모든 북한 청취자 분들의 가슴 속에서 자라고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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