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학교가 아동인권 유린의 중심

권은경·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
20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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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진행된 북한아동의 인권상황을 검토하는 아동권리위원회 회의에 대해서 말씀드렸지요. 이어서 이번 주에도 북한당국이 학교를 통해서 조직적으로 자행하고 있는 아동 인권침해 상황과 문제의 근본원인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물론 오늘 드리는 말씀도 제네바의 아동권리위원회 위원들이 북한 대표단에게 질의하고 관련 당국자에게 해답을 찾도록 요청한 내용입니다. 이 토론내용들은 오는 10월 초에 결과보고서로 정리돼 나올 예정이고요. 다음 검토회의가 있을 2022년까지 북한당국이 수행해야 하는 권고사항으로 보고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당국의 개선조치를 통해서 아동의 인권유린 문제가 시정되는지 눈여겨 보시면 좋겠습니다.

남한에 입국한 탈북민 아동이나 부모들에게 북한의 학교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뭐였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은 학교가 경제과제나 세부담을 강요하는 것과 철마다 나가야 하는 각종 노력동원이라고 답변합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북한 검토에 협조하기 위해 제가 조사한 바로도, 북한의 아동들은 일년 12달 노력동원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초여름의 농번기에는 지역 협동농장 인근 마을에서 학교학생들이 함께 숙식하며 한달간 꼬박 모내기를 하거나 옥수수 영양단지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매일매일 완수해야할 정량을 정해주기 때문에 노동 정량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밥먹는 시간도 아껴가며 일을하고 해가 질무렵이라야 일을 마칠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원래는 중학교 4학년부터 동원되지만 그 지역의 학생수가 적을 경우는 더 어린 학년들도 참석해야 한다는 증언도 많이 들었습니다.

북한당국은 아동 노동력 착취를 노력동원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면서 북한의 교육관련 법률에는 현장학습이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4월에 내각에서 채택했고 6월부터 실효를 발휘한 법률에 따라서 연 3주간의 현장학습을 제외한 아동의 노력동원은 금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유엔의 아동권리위원회 검토에서 북한의 교육부문 당국자는 아동의 건강을 위해서 일년에 3주간 교육 차원에서 노동을 시킨다고 미화했습니다. 이에 아동권리위원회 위원은 건강을 위해서 운동이나 체육, 또는 스포츠댄스 같은 것을 시키지 않고 왜 농사일을 시키냐고 반문했고 북한당국자는 이에 답변하지 못했습니다.

아동의 노력동원도 심각한 인권유린에 속하지만 학교가 아동과 학부모로부터 현금이나 물품을 착복하는 것도 심각한 위법행위입니다. 세부담 또는 경제과제라는 이름을 붙여서 거의 일주일에 한번 꼴은 뭔가를 학교에 바쳐야 하는 것이 북한 학생들의 현실입니다. 만약에 학생의 출신성분이 좋고 부모가 인맥도 넓고 경제력이 있다면 담임교사에게 돈을 주고 농촌동원에 빠지는 것도 쉽습니다. 이런 관행이 이제는 너무도 당연해서 경제과제도 현금으로 내고 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 때문에 없는 집 아이들은 매주 내라고 하는 경제과제를 수행할 수 없어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하니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경제과제 수행을 못한다는 이유로 학급 아이들과 담임교사가 주는 심리적 압박과 차별이 견디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증언이 많습니다.

북한당국은 학생들의 학교 출석율이 98퍼센트라고 아동권리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주장했습니다만, 경제과제의 부담 때문에 또는 집안생계를 보살피기 위해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이 존재했는데요. 국경지역의 내부소식통들은 10~40프로 정도의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못한다고 전합니다. 제가 아는 탈북민들의 자녀나 조카들도 이 같은 이유로 학교에 가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한달에 2만~5만원 가량은 경제과제 명목으로 학교에 바쳐야 한다니, 쌀 1킬로그램에 6천원 정도하는 시장 물가와 비교해보면 엄청나게 많은 비용입니다. 심지어 학교 교사들의 임금이 배급제도 시절과 같은 수준으로 교사들은 쌀 500그램 정도를 살 수 있는 월급을 받으며 일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학생들에게 가능한 많이 받아내서 교사 개인의 생계까지 꾸리는 형편이라니 교육체계가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어 보입니다.

그러다보니 학교와 교사들은 가정형편과 성분이 좋은 부모를 둔 학생들을 선호하며 이런 학생들에게 더 좋은 상급학교로 진학할 기회를 우선적으로 배치하게 됩니다. 물론 부모가 없거나 부모가 살아있되 경제력이 좋지 않고 적대계층에 소속된 가정의 아동이라면 교사가 제공하는 교육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좁다고 합니다. 이것은 유엔의 아동권리협약에서 금지하고 있는 아동 인권유린과 차별에 해당됩니다.

학교는 운영에 필요한 자금이나 물자를 당국으로부터 할당받지 못하고 힘있는 학부모에게 의지해 운영됩니다. 즉 힘있는 집 자녀들로부터 교육기자재나 현금, 값나가는 물건, 경제과제 대체 현금 등을 받아서 학교가 돌아간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더 좋은 교육기회와 더 나은 진학 기회는 힘있는 부모를 둔 학생들에게만 차려지게 되는 아동인권 유린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되었습니다. 학교를 통해서 형성되는 차별과 노동착취, 현금 착복의 악순환을 끊고 아동인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계획위원회가 학교운영을 위한 교육예산을 현실성있게 배치해 학부모의 경제력과는 별개로 독립적으로 학교가 운영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겁니다.

아동권리위원회에 가입하고 비준한 국가들은 "위험하거나 아동의 교육에 방해가 되거나 아동의 육체적 정신적 도덕적 사회적 발전과 건강에 유해한 노동의 수행과 경제적 착취로부터 아동이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인정해야합니다. 이것은 유엔의 아동권리협약의 내용으로 북한의 학부모와 아동들도 인식하고 누려야 할 권리입니다. 다음 회기의 아동권리위원회 북한아동 인권 점검 때까지 북한당국이 차별과 노동착취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노력을 하는지 청취자 여러분들이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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