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북한인권법 1년 성과와 과제

김태우·동국대 석좌교수
2017-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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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북한인권법이 제정된지 일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법이 처음 국회에 계류된 것은 2005년이었습니다. 인권문제에 접근하는 방법과 내용을 놓고 절충과 타협을 거치느라 시간이 걸렸지만, 국회는 결국 2016년 3월 4일 북한인권법을 제정했고 이어서 9월 2일에는 대통령령 제27476호를 통해 시행령이 제정되었습니다.

북한인권법은 북한주민의 인권을 개선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정부가 여러가지 조치들을 취할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 제13조와 시행령 14조는 통일부에 북한 인권관련 정보를 수집‧기록하는 북한인권기록센터를 설치하고 매3개월마다 기록을 법무부에 이관할 것을 그리고 법 제13조와 시행령 제9조 및 15조는 법무부에 통일부의 인권기록센터로부터 이관받은 기록들을 보존하는 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설치할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 제 10조 및 11조 그리고 시행령 제9~13조는 대북 인도적 지원과 함께 국내에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들을 지원하고 대정부 정책건의를 행하는 북한인권재단을 설립할 것을 그리고 법 제9조와 시행령 제8조는 외교부에 북한인권 관련 국제협력을 담당하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를 임명할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법 제5조와 시행령 제2조는 통일부에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를 설치하여 대북 인권접근과 관련한 균형 잡힌 의견들을 듣도록 하고 있으며, 법 제8조와 시행령 7조는 인도적 지원에 관한 원칙들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법의 제정에 따라, 한국정부는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북한인권기록센터, 북한인권기록보존소,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 등을 출범시킨 것입니다. 인권기록센터는 2016년 9월 28일에 설립되었는데, 주요업무는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즉 하나원에 입소하는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인권침해 사례들을 체계적으로 조사하는 것입니다.

하나원은 경기도 안성과 강원도 화천 두 곳에 설치되어 있으며, 한국으로 넘어오는 탈북민들은 이 곳에서 12주간 정착교육을 받고, 수료 후에는 5년간 정착자금과 함께 주택, 직장 물색 등과 관련한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됩니다.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가 수집한 기록들을 매 3개월마다 법무부에 보내면 법무부는 산하의 기록보존소를 통해 이를 보존‧관리하여 통일 후 과거청산을 위한 소중한 자료로 활용하게 됩니다. 즉, 통일 후 인권 가해자들을 식별하여 처벌하거나 포용할 것을 결정하는 법적 근거가 되는데, 작년말 인권기록센터는 28건의 인권침해 사례를 조사하여 기록으로 남겼다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이 제도는 1961 인권기록보존소를 설립하여 동독내 반인권 사례 41,390건을 보존함으로써 통일 후 과거청산 자료로 활용했던 서독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인데, 독일의 경우 인권기록보존소의 운용 그 자체로 동독내 인권침해를 줄이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북한인권재단은 아직 설립되지 못했습니다. 재단은 정부와 여당 그리고 야당이 추천하는 12명의 이사들로 이사회를 구성하게 되어 있지만, 이 과정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하여 법 시행 9개월이 지나는 현재까지 재단이 출범하지 못함에 따라 북한인권 증진 활동을 위해 책정되었던 예산은 집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새 정부가 구성되면 재단이 설립되어 법이 정한 각종 인권사업을 벌이게 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한국정부는 분단 당사국으로서 유엔북한인권사무소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주요국들과의 인권 공조를 확대함으로써 명실공히 북한인권 외교의 허브 국가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대북 인도적 지원을 실행함에 있어서도 국제적 기준을 준수함으로써 무분별한 지원이 되지 않으면서도 북한의 취약층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당국입니다. 북한은 북한인권법이 제정되는 과정에서 강한 반발을 보였고, 국제사회의 인권개선 요구에도 부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일본 등이 북한인권법을 제정한 상태이고, 유엔인권이사회, 유럽연합, 세계의 각종 인권단체들이 매년 북한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하고 있으며, 유엔총회는 2005년부터 2016년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결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전 세계가 북한에게 인권개선을 촉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를 주권침해 행위로 비난하면서 외면하고 있습니다. 인권은 인류 보편적 가치입니다. 인권의 보편성은 국제인권장전, 즉 1948년 세계인권선언과 1966년 채택된 인권규약에 나타난 대로 이념, 인종, 피부색, 종교 등의 차이와 무관하게 모든 사람에게 인정되고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어서 인권 추구에 국경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남과 북은 국제인권장전에 의거하여 인권증진에 함께 협력해야 마땅합니다. 통일의 궁극적 목적은 남북한 주민을 모두가 인권을 누리면서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인권은 통일의 출발점이자 귀결점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북한당국은 전 세계의 인권개선 요구를 외면할 것이 아니라 경청·협력해야 마땅하며, 그렇게 될 때 한국의 북한인권법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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