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북한의 두 번째 ICBM

김태우·동국대 석좌교수
2017-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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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북한이 큰 일을 낼 것 같습니다. 북한이 지난 7월 4일 대륙간탄도탄급, 즉 ICBM급 화성-14형 미사일을 발사한데 이어 7월 28일 저녁 11시 41분 또 다시 화성-14형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ICBM을 연달아 발사한 것입니다. 이번 미사일은 중국과의 국경에서 30km 떨어진 자강도 무평리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되어 47분간 비행하면서 최고 고도 3,724km와 비행거리 998km를 기록하고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낙하했습니다.

다음날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의 지도 하에 대륙간탄도탄급 화성-14형의 2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선언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시험발사가 대형중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로켓의 최대 사거리를 비롯한 무기체계의 전반적인 기술적 특성들을 최종 확증하는데 목적을 두었으며, 고각 발사에 따르는 가혹한 재돌입 환경에서도 유도 및 자세조종이 정확하게 진행되었고, 수 천도의 고온에서도 구조적 안정성이 유지되었으며 폭발 조종장치도 정상적으로 동작했음을 확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말대로라면 북한은 금방이라도 핵보유 강대국이 될 것처럼 보입니다. 스커드와 같은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로동, 무수단, 북극성-2형, 화성-12형 등의 중거리탄도탄(IRBM)에다 이제는 화성-14형 대륙간탄도탄까지 완성한 것처럼 들립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최근에 선 보인 북한의 무기로 번개라고 불리는 방어미사일도 있고, 단거리 지대함 미사일도 발사했습니다. 선전대로라면 핵탄두의 경량화, 소형화, 다종화, 표준화 등도 완성되었고,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는 실험에도 성공했으며, 대륙간탄도탄이 고속으로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수 천도의 고열과 엄청난 진동을 견디어내면서 정확하게 목표물을 타격하는 기술도 완성된 것처럼 들립니다.

미국에 대한 협박도 여전합니다. “백악관을 초토화시키겠다” “미국의 모든 도시들이 타격권내에 들어 있다” “미국이 전쟁을 선택한다면 버릇을 고쳐주겠다” 등 거친 말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전문가들은 북한의 선전과 주장에 상당한 허풍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고 있지만, 설령 언젠가 북한이 대륙간탄도탄에 핵탄두를 장착해서 미국을 겨냥한다고 해서 정말 미국이 두려움을 느끼고 북한을 대등한 핵강국으로 대접하여 북한이 원하는 대로 핵국 대 핵국으로 마주앉아 핵군축 회담을 열 것인가요? 그게 아니라면, 헐벗고 굶주리는 주민들을 외면한 채 핵게임에 막대한 돈을 퍼붓고 있는 북한정권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입니까?

핵강국을 향한 북한의 부질없는 집념은 결국은 어떤 형태로든 화를 불러오게 될 것입니다. 북한의 두 번째 ICBM 발사이후 워싱턴의 조야에서는 대화무용론, 선제타격론, 정권교체론 등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 대사는 성명을 통해 “대화의 시간은 끝났다”고 선언했습니다. 선제타격론도 급부상한 상태입니다. 엄밀히 말해, 선제타격에는 예방타격(preventive strike)과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이 있습니다. 예방타격은 상대의 공격이 임박하지 않더라도 상대의 위협적 행동을 미리 제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 실행하는 타격으로 정당성을 입증하는데 어려움이 수반되지만, 선제타격은 먼저 타격하지 않으면 타격을 당할 수밖에 없는 증거나 정황이 성숙했을 때 실행하는 것으로 국제법적 정당성이 인정됩니다.

물론, 이스라엘이 1981년 이라크의 오시라크(Osirak) 원전을 파괴하고 2007년 건설 중인 시리아의 원전을 파괴한 사실에서 보듯, 국가들은 안보가 심각하게 위협받는다고 판단할 경우 예방타격이냐 선제타격이냐를 가리지 않고 선제행동을 취합니다. 미국도 후세인 정권의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2003년 이라크를 공격했습니다. 지금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서 미국을 향해 핵전쟁을 위협하는 것은 화약을 짊어지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같습니다. 예방타격이든 선제타격이든 빨리 하라고 재촉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시설, 미사일 발사대, 군수공장, 발전소 등 전략목표물들을 대상으로 하는 선제타격을 검토하면서 최근 하와이 주민들에게 북한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대피훈련도 실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선제타격을 하게 된다면, 두세 개의 항모전단을 인근에 전개시킨 가운데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30분 이내에 북한내 모든 전략목표물들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레짐체인지, 즉 정권교체론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붕괴 이후에 대해 중국과 합의한다면 북핵 해결을 위한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북한이 핵포기를 거부하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고집한다면 정권 자체를 바꾸는 일에 나서야 함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것이 북한정권이 바라는 바가 아니라면, 왜 자신의 능력에 걸맞지도 않는 핵게임을 고집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선제타격이나 정권교체 같은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북한의 핵게임은 동북아 전체를 거대한 군비경쟁의 장으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 선제공격력, 방어력, 응징능력 등을 주축으로 하는 3축 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미국과 함께 유사시 북한의 도발자들을 참수하는 정밀타격 훈련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1993년 북한이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탈퇴를 선언했을 때부터 미사일방어 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이지스함에 장착된 SM-3 해상요격미사일과 육지에 배치된 PAC-3 요격미사일을 주축으로 하는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북한을 선제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하자는 논의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렇듯 동북아가 본격적인 군비경쟁의 장으로 변모해간다면 이는 최빈국 북한이 감당하기 어려운 세상이 도래함을 의미합니다. 지금 북한은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더욱 위험한 국제질서를 재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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