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해야 하나

김태우·동국대 석좌교수
201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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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어야 하나? 요즘 한국군 내부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자주 들리는 질문입니다. 특히, 송영무 국방장관이 7월 3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하여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검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답하고부터 더욱 그렇습니다. 북한은 2014년에서 2016년까지 잠수함발사탄도탄(SLBM)의 사출실험과 실험발사에 광분했고 2016년 8월 24일에 시험 발사된 '북극성-1호'는 콜드론칭(cold launching)과 핫론칭(hot launching)을 거쳐 수면 위에서 500Km를 비행함으로써 한국에 대한 SLBM위협을 크게 부각시켰습니다. 최근 7월 20일에는 미국의 북한관련 전문 사이트인 ‘38노스’가 "신포 조선소에 신포급 잠수함과 수중 발사 시험용 바지선이 재배치됐다"며 북한의 SLBM의 발사 가능성을 예고했고, 이어서 미국의 CNN방송은 북한이 7월에만 3번 째로 올해 총 4번의 SLBM 사출실험을 실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한국도 북한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해야 한다는 논의가 재부상하고 있습니다.

잠수함은 일단 바닷속으로 들어가면 탐지가 어려운 무기체계입니다. 동해는 깊은 수심, 조류, 수괴(水塊) 현상 등으로 잠수함 탐지가 어려운 곳이어서 ‘잠수함의 천국’으로 불리며, 현재 남북한을 포함한 역내 6개 나라의 잠수함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을 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지 근처에 매복해 있다가 필요시 공격하는 것입니다. 한국 해군의 209급이나 214급 디젤 잠수함도 이런 작전을 실행할 수 있지만 짧게는 매일, 길게는 2주에 한 번 정도 배터리 충전을 위해 부상해야 하는 불편이 따릅니다.  반면 핵잠수함은 3~6개월 동안 바닷속에서 작전할 수 있으며, 속도도 시속 40여 km로 시속 12km 정도인 디젤 잠수함보다 세 배 이상 빠릅니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조속히 핵잠수함을 건조하여 북한의 SLBM을 견제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7월 31일 국회에서 송영무 국방장관도 핵추진 잠수함이 북한의 SLBM 위협에 대처하는 효과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대남 도발이나 대남 위협을 위해 빈번히 잠수함을 활용해왔습니다. 북한은 현재 1800톤 로미오급 20여 척, 320톤 상어급 40여 척, 130톤 연어급 잠수정 10여 척 등 수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70여 척의 잠수함을 가진 나라 중의 하나이지만, 기술 수준이 낮고 노후하여 성능면에서 한국 잠수함의 비교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북한 잠수함들은 단거리 어뢰만 발사할 수 있지만, 한국 잠수함은 100km 떨어진 거리에 있는 적함을 파괴하는 UGM-84 잠대함 서브 하푼 미사일과 독일제 중어뢰를 탑재하고 있으며, 음파탐지, 정숙성, 지휘통제 체계 등에서도 첨단 수준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은 먼저 도발을 하지 않는 나라이고 북한은 잠수함의 은밀성을 도발에 악용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북한은 2010년에 연어급 잠수정으로 한국 해군의 천안함을 기습 공격했고,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직후 남북간 고위급회담이 열리던 2015년 8월에는 북한 잠수함 50여 척이 기지를 이탈하여 잠적했으며, 북한이 두번 째 ICBM을 발사한 금년 7월 28일 직후에도 비슷한 행동을 보였습니다. 이런 수상한 행동을 통해 한국군과 미군에게 위협을 가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하여 북한은 SLBM까지 개발하여 위협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중입니다. 북한이 북극성-1형 SLBM을 발사하는데 사용한 잠수함은 한 척뿐인 신포급 잠수함인데, 이 잠수함도 직경이 7m밖에 되지 않아 선체에 SLBM을 탑재할 수 없어서 잠망탑에 미사일 1기를 발사할 수 있는 발사관을 설치했습니다. 이후 위성사진들을 보면 북한은 여러 기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더 큰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정도 실력으로 최강의 잠수함 전력을 가진 미국에게 큰 소리를 치는 것은 가소로운 일입니다.

미국은 각종 첨단 잠수함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 중에는 전략잠수함인 18,000톤 오하이오급 핵추진 잠수함도 있습니다. 미국은 오하이오급을 20척 가까이 보유하고 있으며, 핵 탑재용과 재래무기 탑재용으로 구분하여 운용합니다. 핵탑재용에는 트라이던트-II (D-5)라는 대륙간탄도탄급 SLBM 24기가 탑재되는데 사거리는 13,000km입니다. 이 미사일을 다탄두 형태로 탑재한다면 240여 개의 핵탄두를 날릴 수 있으며, 핵탄두 하나는 히로시마 원폭의 20배 위력을 갖습니다. 즉 오하이오급 잠수함 한 척이 뿜어낼 수 있는 화력이 2차 대전동안 모든 나라들이 사용한 총 화력의 8배라는 얘기가 됩니다. 재래무기 탑재용에는 154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실려 있는데, 이 미사일은 1,600㎞ 떨어져 있는 목표물을 족집게처럼 정확히 공격할 수 있고 비행 중에도 목표물을 바꿔서 날아가기도 합니다.

북한이 계속해서 SLBM발사 등 위험한 행동을 지속한다면, 결국 미국의 대응을 촉발하여 스스로를 더욱 위험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한국도 그렇습니다. 북한이 잠수함을 이용한 대남 위협을 가중시킨다면 대응하지 않을 수 없으며, 핵추진 잠수함도 대응방안의 하나로 검토될 것입니다.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충분한 기술력과 자금력을 갖춘 상태입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낙후한 자신들의 잠수함 전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요컨대, 북한이 핵 고도화와 미사일 고도화에 광분할수록 동북아는 잠수함을 포함한 각종 군비들이 늘어나는 군비경쟁의 장이 되어 스스로를 불리하게 만드는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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