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북한의 제6차 핵실험과 깊어지는 외교고립

김태우·동국대 석좌교수
201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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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도발이 숨가쁘게 이어지면서 일촉즉발의 긴장상태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동안 북한은 두 차례에 걸쳐 ICBM급 화성-14호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8월초 유엔안보리가 결의 2371호를 채택하자 북한은 느닷없이 괌에 대한 핵공격을 위협하여 미국의 민감한 대응을 촉발했고, 8월 29일에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인 화성-12호를 태평양 쪽으로 발사했습니다. 이어서 9월 3일에는 제6차 핵실험을 단행했는데 중국의 하얼빈, 장춘 그리고 서울에서도 진동을 느낄만큼 강력한 인공지진이 발생했습니다. 곧 바로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는 북한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세계는 또 다시 격노했습니다.

9월 11일 유엔안보리는 북한에 대한 석유류 제품의 반입을 차단하고 북한의 섬유수출을 전면 금지하며 해외 북한노동자에 대한 신규 허가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결의 2375호를 통과시켰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9월 15일 또 다시 화성-12호를 태평양쪽으로 발사했습니다. 8월 29일에 이어 이번에도 미사일은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하여 태평양에 떨어졌는데, 이로 인해 일본에는 주민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한바탕 소동이 있었습니다. 세계가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유엔은 추가제재를 위한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있으며, 미국은 군사적 옵션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광기를 멈추지 않는 가운데 북한의 외교입지는 급속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외교관을 추방하고 무역관계를 단절하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가장 먼저 대사 추방이라는 극단조치를 취한 나라는 멕시코입니다. 멕시코는 9월 7일 자국주재 김형길 북한 대사를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해 추방했습니다. 9월 11일에는 페루 외무부가 자국 주재 김학철 북한 대사를 역시 ‘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하고 닷새 안에 떠날 것을 명령했으며 이와 함께 수도 리마의 북한 대사관 인원도 6명에서 3명으로 줄이라고 통보했습니다.

페루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반복적이면서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핵 프로그램을 종료하라는 국제사회의 거듭된 요청을 무시해온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하고 "북한의 핵개발은 동북아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의 안보와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평양정권을 질타했습니다. 세번 째로 북한 대사를 추방한 나라는 쿠웨이트입니다. 쿠웨이트는 2016년에도 안보리결의 2321호에 따라 북한 대사관의 외교관 숫자를 9명에서 4명으로 줄이는 조치를 취했는데, 이번에는 9월 16일자 조치를 통해 자국 주재 서창석 북한대사를 추방하고 북한인에 대한 비자 발급도 전면 중단시켜버렸습니다. 현재 쿠웨이트에는 북한 노동자 약 6천 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거주증 연장도 불허했습니다. 즉, 이들은 거주증 기간이 만료되면 쿠웨이트를 떠나야 합니다.

이어서 9월 18일에는 스페인이 자국 주재 북한대사를 추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스페인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북한 대사를 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하고 9월 30일까지 스페인을 떠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스페인은 지난 8월 북한이 괌 공격을 위협하면서 미국과 설전을 벌일 때에도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개발이 지역 및 세계평화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탄한 바가 있습니다. 북한과의 경제관계를 축소하는 나라들도 속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태국이 북한과의 경제관계를 대폭 축소하겠다고 발표했고, 북한의 3대 무역국 중의 하나인 필리핀도 대북 무역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9월 17일에는 베트남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비판 논평을 발표하고 외교관 신분을 가진 채 베트남에 주재하는 김동호 북한 단천은행 대표를 추방했습니다.

북한이 외교적 교립을 당하고 있는 것은 금년만의 일이 아닙니다. 2016년에도 페루, 불가리아, 남아프리카, 이집트, 앙골라, 미얀마 등이 북한의 제5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항의하여 북한 외교관을 감축하는 조치를 취했으며, 말레이시아의 경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씨 살해사건을 계기로 강철 북한 대사를 추방한 이래 북한과 말레이시와 간의 외교관계는 크게 축소되었습니다. 2016년에도 베트남은 무기 판매 자금을 평양에 운송하던 인물을 추방했고, 무기판매, 자금세탁 등의 의혹을 받아온 단천은행 부대표를 추방한 적이 있습니다. 이집트는 중동지역을 대상으로 무기판매 활동을 하던 조선광업 요원 등 3명을 추방한 적이 있습니다. 이들은 주로 외화벌이를 위한 해외거점 역할을 해왔던 인물이기 때문에 북한의 외화난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듯 ‘핵보유 강성대국’이 되겠다는 북한정권의 무모한 시도는 극심한 외교고립을 초래하면서 북한주민을 더욱 심한 불안과 궁핍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 위험한 모험을 중단하지 않는 한 고립은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세계에서 수소탄을 개발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개국에 불과하며 대륙간탄도탄급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 역시 4~5개국에 불과합니다. 모두가 큰 국력을 가진 선진강대국들입니다. 2천5백만 인구를 가진 가난한 소국인 북한이 핵보유 강성대국이 되어 이들 나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것은 이루어지지 못할 꿈에 불과한 것이며 이는 북한주민을 잘살게 하는 방법도 아니고 평양정권이 원하는 세습권력 체제의 유지를 위한 방법도 아닐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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