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사이코패스인가 권력중독인가?

김현아∙ 대학 교수 출신 탈북자
2015.05.18

북한 지도자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습니다. 장성택 처형으로 인해 받은 충격의 여파가 아직까지 남아있는 가운데 김경희 독살설, 정치범 처형에 4신 고사총과 화염방사기 사용, 현영철 숙청설이 겹치면서 북한지도자의 통치능력에 대한 의문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숙청설은 미국, 영국을 비롯하여 세계 40여 개의 신문 통신 방송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이러한 가혹한 처형을 연이어 명령하는 북한의 지도자를 보고 미국의 한 심리학자는 북한의 지도자를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사이코패스는 광신, 자기 현시, 의지결여, 폭발적 성격, 무기력 등의 특징을 지닌 인격장애증입니다. 사이코패스는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감각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저지른 죄의 대가로 받게 될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따라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이코패스 성향은 보통 범죄자들 속에서 나타나지만, 최고 경영자들속에서도 나타난다고 합니다. 연구에 의하면 어느 선진국가 최고경영자들의 대부분은 사이코패스의 특성을 갖고 있었으며 임원으로 승진할 대상자들 가운데서도 3.5%가 사이코패스로 드러났습니다.

고위급 사이코패스는 뱀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이들은 남다른 지능과 포장술 등으로 주위사람들을 조종하여 자신이 속한 조직과 사회를 위기로 몰아넣습니다. 이들의 사이코패스 성격은 행동을 통해서만 드러나기 때문에 주변사람들이 평소에는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지도자를 사이코패스성향의 인격장애자로 평가하는 것은 최근 그의 행동이 정도를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국제사회는 장성택의 처형과정을 보고 경악했습니다. 장성택이 지었다는 죄는 상식상 사형에 처할 정도의 죄가 아닙니다. 사람들은 왕이 통치하는 시대도 아닌 21세기에 자기의 고모부를 처형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할 짓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나이도 훨씬 많고 경력도 오랜 장령들의 별을 뗐다 붙였다 하는 것도 자기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표현으로 비쳐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역사에 없었던 4신 고사총과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처형은 광신적인 행위로 비쳐지고 있습니다.

최고 권력으로 등장한지 3년밖에 안 되는 기간에 무려 70여 명에 달하는 고위간부들을 숙청했다는 것도 비난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김정일도 고난의 행군시기 심화조사건, 프룬제아카데미사건 등을 조작해서 많은 사람들을 처형했지만 김정은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간부들을 처형했습니다. 또한 그 때에는 비록 사건을 날조했지만 수사하고 재판에 넘기는 등의 절차와 기간을 거쳤습니다.

한편 북한지도자의 이러한 행위를 사이코패스가 아니라 절대 권력이 뇌를 변화시킨 것이라고 분석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잔혹한 행위들이 권력에 대한 욕구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권력에 집착하는 사람은 마약이나 알콜 중독처럼 권력중독에 빠지게 되며 이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예측 불가능하고, 무모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이코패스던 절대권력 중독이던 관계없이 북한지도자의 폭력성이 도를 넘은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폭력성은 김정은이 국정에 대한 자신감이 없고 권력을 확고히 장악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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