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자력갱생

김현아·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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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수위가 한층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강도 높은 대북제재법을 통과시킨데 이어 미국대통령 트럼프는 대북제재를 위한 새로운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새로운 행정명령은 북한과 무역이나 금융 거래를 하는 개인, 은행, 기업들을 모두 제재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어 북한을 방문하는 선박과 항공기도 미국에 입항하는 것이 180일간 금지됩니다. 또한 유럽은 북한에 대한 투자 및 원유 수출 금지 조치와 함께 8명의 북한 관리 등에 대한 자산동결 등이 포함된 새로운 대북제재초안을 마련했고 다음 달 초에 비준될 것이라고 합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초강경 대북제재조치에 맞서 자력갱생을 호소했습니다. 북한의 주장에 의하면 자력갱생은 일제와 맞서 싸울 때 맨손으로 연길폭탄을 만들면서 창조된 정신입니다. 그리고 1960년대 중국과 소련의 관계가 악화되고 지원이 끊겼을 때 자주, 자립, 자위의 구호를 들면서 계승된 정신입니다. 그리고 1990년 이후 파괴된 북한경제를 복구하기 위해 강조하고 있는 구호입니다. 북한은 이렇듯 가장 어려운 시기마다 대중에게 자력갱생을 호소하면서 자체의 힘으로 난관을 뚫고 나가자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자력갱생은 남의 힘이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경제를 일떠세우자는 것으로, 사실 좋은 구호입니다. 남이 대신해서 경제를 건설해줄 수 없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도 있듯이 자체의 힘으로 일어나려고 노력할 때만이 다른 사람의 도움도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1960년대 이 구호가 나왔을 때 북한주민들은 당의 호소를 진심으로 따랐습니다. 자기가 일하는 곳을 혁명초소로 여기고 없는 것은 만들어내고 모자라는 것은 찾아내면서 당이 부과한 계획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과 지혜를 깡그리 바쳤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사람들의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고난의 행군시기 주민들은 지도부가 말로만 인민을 외울 뿐 실제로는 인민을 버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도부는 굶어 죽어가는 주민들을 외면하고 오직 정권유지에만 관심을 두었습니다. 지도부는 주민들의 생계를 위한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했습니다. 주민들은 스스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 형성된 시장은 인민들의 자력갱생이 낳은 성과물이었습니다. 주민들은 땅을 스스로 개간하여 곡식을 키워냈고 자체로 식료품과 생필품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돈을 모아 자체로 시장도 건설했습니다. 그러나 지도부는 이를 찬양하고 장려할 대신 그를 없애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09년에는 시장을 철폐하고 화폐개혁을 실시해서 주민들이 힘들게 번 돈을 모두 빼앗았습니다.

사실 북한경제도 북한당국이 노력하면 얼마든지 회복시킬 수 있었습니다. 동유럽사회주의 나라들은 체제가 바뀐 뒤 한 10여년 고생했지만 지금은 파산에서 벗어나 사회주의시기에 비할 바 없는 발전을 이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만은 지난날 사회주의국가 가운데서 유일하게 경제적 파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북한당국이 정권이 흔들릴까 두려워 개혁개방을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정권유지를 위해 무모한 핵개발 미사일 개발에 집착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외세의 자본이 범람하고 시장경제가 판을 치는 나라와 달리 자주 자립 자위의 사회주의 성새인 북한에는 제재가 통할 수 없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오늘 북한경제는 사회주의가 아닙니다. 나라의 재부를 모두 당과 특권기관이 독점하고 지도부는 세상에 부럼 없는 생활을 누리고 있지만 주민들에게 차례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북한주민을 먹여 살리는 것은 국가가 아니라 인민들이 스스로 구축한 자력갱생 시장입니다.

오늘 북한주민들은 자력갱생이 실제로 필요한 곳은 국가가 아니라 자신들의 삶을 위한 시장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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