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전력생산량으로 본 남북한

김현아∙ 대학 교수 출신 탈북자
201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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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예년에 없던 강추위가 들이닥쳐 지구가 온난화된다는 것이 거짓처럼 느껴집니다. 서울도 기온이 영하 15도까지 내려가 20여 년 만에 들이닥친 한파라고 야단입니다. 한파가 들이닥치면 가장 걱정되는 것이 전력공급입니다. 남한은 집과 사무실의 냉온방을 전기로 보장하는 곳이 대단히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추위나 더위가 들이닥치면 전력사용량이 급증하여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립니다. 최근 추위 때문에 전력수요가 급증해 예비전력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경보가 여러 번 발령되었습니다. 예비전력이란 전력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시간에 수요를 보장하고 남은 전력량을 말합니다.

그런데 남한이 기준으로 잡고 있는 예비전력이 500만 KW라고 합니다. 북한의 총 전력량은 넉넉히 잡아서 180만~200만 KW입니다. 즉 북한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기량이 남한에서는 최소한 예비로 확보해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전력량의 절반도 안 되는 셈입니다. 2011년 남한의 발전량은 7600만 KW이었습니다. 북한의 40배에 이르는 양입니다. 전력생산량 하나만 놓고서도 남북의 경제발전수준의 격차가 어느 정도인지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해방 전에는 북한의 전력생산량이 남한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자료에 의하면 해방직전인 1944년, 북한의 전력생산량은 90만KW, 남한은 5만KW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해방 직후 남한은 전력의 60%정도를 북한에서 가져다 썼습니다.

그러나 반세기가 지난 오늘 남한의 전력공업은 해방 전에 비하여 1,500배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전력생산량은 해방 전 생산량의 2배로, 인구가 2배로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일인당 생산량은 같은 셈입니다. 비약적으로 발전한 북한의 공업이라는 선전이 얼마나 믿을 수 없는지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북한에서는 남북을 비교할 때 경지면적이 남한에 비할 바 없이 적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공업자원이 북한에 치중되어 있다고 주장합니다. 해방 전 일제는 북한에서 공업을 집중적으로 발전시켰고 지하자원의 70% 이상이 북한에 매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북한당국은 주민들의 생활이 펴이지 않는 이유를 미국 때문이라고 설득해왔습니다. 그러나 전쟁의 위험은 어느 한쪽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북한이 전쟁위협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은 곧 남한도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남한주민과 북한주민은 한 강토에서 수천 년 함께 살아온 민족으로 사람도 같습니다. 사람들의 머리가 얼마나 좋은지를 평가하는 지능지수를 검사해보면 남북한 주민의 지능지수가 같다고 합니다.

다만 북한은 주민들이 수령에게 모든 운명을 맡기는 수령제 사회주의를 선택했고 남한은 주민들이 각기 자기운명을 책임지는 자본주의, 민주주의제도를 선택했습니다. 제도의 차이가 오늘과 같은 남북의 차이를 만들어냈습니다. 어떤 사회제도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국가와 주민들의 생활이 하늘과 땅의 차이처럼 바뀐다는 것을 오늘 남북의 현실이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해 전기 사정은 작년보다 더 어렵다고 합니다. 전력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평양을 떠난 기차가 혜산이나 나진에 도착하는데 거의 보름이 걸린다고 합니다. 주민들에 대한 전기공급도 여름에는 좀 나아지는 듯했지만 겨울에 들어서면서 급속히 줄고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더욱더 어려워지는 북한의 현실은 체제를 바꾸고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는 것을 확증해주고 있습니다.

어려웠던 2012년이 저물고 2013년 새해가 밝아오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북한에도 변화가 일어나 주민들의 생활이 좀 펴이기를 간절하게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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