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한에서는 쌀 수매가격을 올리라는 농민들의 투쟁 때문에 정부와 국회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대풍이 들어 쌀 재고량이 느는데다가 주민들의 쌀 소비량은 해마다 줄고 있어 쌀값이 떨어져 야단입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가을철임에도 불구하고 쌀값이 별로 떨어지지 않아 정부나 주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당국은 쌀이 시장으로 빠지지 못하도록 검열을 강화하는 한편 술 또는 엿 과자와 같은 당과류의 생산까지 단속하고 있습니다.
쌀이 남아돌아 값이 떨어져 곤란한 남한과 쌀이 모자라 값이 내리지 않는 북한, 서로 판이한 현실이 한반도에서 매년 반복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러한 식량위기를 '미국의 군사적 도발위협 때문에', 또 '제국주의 압살정책 때문에' 하는 여러 가지 이유를 붙이고 있지만 사실 진짜 이유는 북한자체에 있습니다.
우선, 북한의 쌀 부족은 북한 농업의 낮은 생산성 때문에 알곡생산량이 적은데 있습니다. 북한은 농경지가 많지 못하고 토지도 별로 좋지 못하지만 그것이 근본이유는 아닙니다.
중국에서는 국가의 투자 없이 가족단위도급제를 실시하는 방법으로 농민들의 생산 의욕을 높임으로서 알곡생산을 5년 사이에 30% 상승시켰습니다. 요즘 북한에서 실시하고 있는 배분제는 중국의 것과 유사하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중국에서는 국가의 책임 수매량을 할당하면서 수매 가격을 대폭 인상시켰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수매량을 터무니없이 높이 잡은데다가 국가수매가격은 쌀 키로 당 90원, 강냉이가 45원 정도로 낮게 정함으로서 키로 당 2000원이 넘는 쌀을 거의 공짜로 국가에서 걷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농장원들은 아무리 힘들게 일해도 1년 먹을 식량조차 마련할 수 없고 따라서 농사를 짓는데 관심이 없습니다. 거기에다 비료도 없고, 트렉터(뜨락또르)도 기름이 없어 가동하지 못하고, 비닐 방막까지 부족한 조건에서 농사가 잘 될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음으로 북한의 쌀 부족은 북한의 경제구조로부터 빚어지는 필연적인 현상입니다. 남한은 북한보다는 농지면적이 넓고 경지면적당 수확고도 매우 높지만 수지가 맞지 않아 농업이 나날이 축소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쌀 생산량은 440만 톤으로 북한보다 조금 많습니다. 남한의 인구가 북한 인구의 거의 두 배 되는 것을 타산하면 엄청나게 모자라는 숫자입니다. 그러나 남한은 한해 1400만 톤 이상의 곡물 수입으로 그것을 보충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고기와 과일을 추가로 더 수입합니다.
이를 두고 북한에서는 예속경제라 비난하고 있지만 남한은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전자공업, 자동차공업, 조선공업 등을 발전시켜 외화를 벌어 생산비 타산이 맞지 않는 것을 사들여오는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남한의 식량가격은 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하루만 일하면 입쌀 15 Kg을 살 수 있는 정도로 낮게 형성되고 있습니다.
물론 전략물자에 속하는 식량의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고 남한에서도 논의되고 있지만 식량을 수입할 돈이 있고 먹는 것의 부족을 모르는 남한과 수입할 돈도 없어 굶고 있는 북한을 대비해보면 어떤 경제 정책이 더 우월한가는 너무 명백한 것입니다.
북한당국이 진정으로 식량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주민들에 대한 사상교양이나 통제가 아니라 농민들이 농사를 짓고 싶도록 농업생산구조를 바꾸고 나라의 경제구조를 대담하게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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