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휴일수당

김현아∙ 대학 교수 출신 탈북자
201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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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날 북한은 3일 휴식을 선포했습니다. 양력설에 남한과 같이 하루 쉬던 북한이 3일씩 휴일로 제정한 것은 파격적입니다. 먹을 것이 변변치 못한 상황에서 3일 휴일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을 것이지만 그래도 편히 가정에서 쉬는 것이 직장에 출근하는 것보다는 좋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3일 명절휴식 때문에 개성공단에서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뉴스에 의하면 조선특구개발지도총국은 지난해 12월 중순 개성공단 관리위원회를 통해 ‘2013년 명절과 휴일’을 통보하면서 신정은 1월 1일 하루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같은 달 30일 최고인민회의 ‘정령’에 따른 결정이라며 1월 2일과 3일도 휴일로 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그러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난색을 표시하고 거짓말이 아닌가? 의심하기까지 했습니다.

그 이유는 남한의 근로기준법 때문입니다. 남한의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근로자가 휴일에 일하면 평일의 2배에 해당하는 휴일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노동일에도 시간 외 노동을 더 시키면 시간당 임금의 1.5배를 지급합니다. 이번에 개성공단에서 2일과 3일 근무한 북한 근로자는 총 5,400명. 이들에게 휴일수당을 지급할 경우 기업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돈은 4만 3,200달러라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3일 휴식을 준다고 해서 국가가 크게 손해 보는 일이 없습니다. 거의 모든 공장이 가동하지 않고 있어 할 일이 없는데다, 가동하고 있는 공장도 대휴를 주고 계속 돌리면 되기 때문입니다. 휴식 일에 일한다고 해서 월급을 추가로 더 지불하는 법도 없습니다. 추가지급은 둘째 치고, 사실 월급도 말이 되지 않는 금액입니다. 북한주민의 한 달 월급은 시장에서 강냉이 1KG값도 안됩니다. 그나마 국가배급이라도 주면 먹을 쌀값이라도 벌지만 배급이 없으면 공짜로 일해야 합니다. 북한에서 배급 주는 직장은 손꼽힐 정도로 적습니다. 먹고 살 수 있는 돈을 주지 않으면서도 생계 때문에 직장에 출근하지 않으면 보안서에서 붙들어다 노동단련대에 보냅니다.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직장에 출근해야 합니다. 결국 북한 근로자들은 강제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무상 노동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휴식일이나 시간 외 노동을 하면 추가 노임을 지불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은 노임이 작다고 올려달라고 파업하고 공장에서 내보내면 해고를 반대해서 파업합니다. 이것이 자본가가 주인이 되어 근로자는 아무런 권리가 없다고 비난하는 남한의 현실입니다.

남한보다 더 발전된 나라들에서는 두 배의 돈을 주고도 시간 외 노동을 시키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 나라 주민들은 돈을 벌기 위해 사는 인생은 너무 가치 없는 인생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돈은 먹고 살만큼 벌면 되니까 노동시간만 일하고, 그 외 시간에는 자기가 해보고 싶은 것을 하면서 여가를 즐기고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데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시간 외 노동까지 하면서 돈을 버는 인생은 하류 급 인생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올해에 오래간만에 신년사를 발표하고 사회주의 경제강국, 강성국가를 건설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뜬구름 잡는 구호보다 노동자들에게 일한 것만큼 대가를 주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지 않았을까? 무상노동이 아니라 일하면 최소한 생계는 유지할 수 있는 월급을 지불할 수 있는 나라를 건설하겠다고 하는 것이 더 주민들의 심금을 울리는 신년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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