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일본으로 표류한 북한 쪽배 104척

김현아·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
2018-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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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상보안청이 발표한데 의하면 지난 1년 동안 일본 해안으로 떠내려 오거나 해역에서 표류하다 발견된 북한 목조 어선이 총 104척이라고 합니다. 이는 일본 해상보안청이 집계를 시작한 2013년 이래 가장 많은 수입니다. 이 가운데 어선에 생존자가 있는 경우는 모두 5건으로 42명이며, 시신이 발견된 경우는 10건으로 35명의 사망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보통 목조선에 타는 인원이 8명 정도라고 가정할 때 100척이면 800여 명의 사람이 타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일본 뿐 아니라 그보다 더 먼 곳으로 떠내려가다 형체조차 없이 사라진 배도 있을 것이고 동해안 뿐 아니라 서해안에서 잘못되는 배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대충 어림잡아도 해상에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1년에 1천여 명 넘는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옛날부터 가장 위험한 일중의 하나가 뱃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뱃사람과 관련된 슬픈 일화가 많습니다. 바다에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남편, 그를 기다리다 돌이 되어버린 아내, 그래서 뱃일 하는 사람은 상놈 중에 상놈으로 쳤습니다. 그러나 오늘에 와서는 달라졌습니다. 지금도 뱃일이 쉽지는 않지만 큰 배를 타고 현대적인 어구에 의거해서 고기를 잡다보니 위험도도 훨씬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만은 다릅니다. 북한에는 큰 고깃배나 현대적 어구가 없습니다. 사람들은 항로탐지기도 무선기도 없는 나무쪽배에 몸을 담고 자그마한 나침판 하나에 의지해서 바다로 나갑니다. 가까운 바다에는 고기가 없으니 먹고살기 위해 먼 바다까지 나가는 모험을 합니다. 그러다가 길을 잃거나 날씨가 나빠지면 그저 바다에서 당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바다에서 사망해도 가족들은 알 수 조차 없습니다. 그저 돌아와야 하는데 일주일 열흘 한 달 돌아오지 않으면 ‘죽었는가 보다’ 생각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목숨을 걸고 쪽배로 고기를 잡아 생계가 펴이는 것도 아닙니다. 어군탐지기 같은 고기잡이 수단도 없고 경험도 없는 사람들이라 나가서 고기 잡는 날보다 못 잡는 날이 더 많습니다. 거기다 어업권을 중국에 팔아 돈을 버는 힘 있는 기관 때문에 고기잡이가 날로 더 어려워집니다. 또한 통제의 명목 하에 뜯어내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바다에 나가는 승인을 받으려면 도장을 찍어주는 기관마다 다 뇌물을 바쳐야 합니다. 이렇게 어렵게 승인을 받아도 바다에 나가고 들어올 때마다 해상경비대에 또 바쳐야 합니다.

위험하기만 하고 벌이도 잘 안 되는 뱃일이지만 사람들은 배를 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마저 없으면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당과 국가에서는 무조건 직장에 출근하라고 강요하지만 직장에 나가도 월급도 없고 배급도 없습니다. 주민들 특히 남자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바닷가 남자들은 바다라도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으로 표류하는 북한 쪽배에 대한 이야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고 2013년부터는 일본의 공식통계가 발표되기 시작했으니 이 사실을 북한지도부가 모를 수 없습니다. 수많은 주민들이 바다에서 수장되고 있어도 지도부는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남한으로 갈까 두려워 그에 대한 통제만 강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새해 신년사에서 인민들의 요구와 이익을 기준으로 사업을 설계하고 전개하며 인민들 속에 깊이 들어가 고락을 같이하며 인민들의 마음 속 고충과 생활상 애로를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지도부의 말을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은 올해에도 목숨을 걸고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저 운이 따라주기를 하늘에 빌 뿐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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