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새해를 맞으며 남북의 정상이 모두 통일문제를 언급했습니다.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야만 한다. 굳이 통일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 걸로 안다. 그러나 통일은 대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도 신년사에서 올해에 조국통일운동에서 새로운 전진을 이룩하며. 북남사이의 관계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하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해마다 새해가 오면 남북정상들은 다 같이 통일을 바란다고 언급해왔습니다. 그러나 남북은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으로 내년이면 분단 70년을 맞이합니다. 왜 그토록 통일을 바람에도 불구하고 한반도만 아직도 분단되어 사는지 의문입니다. 냉전 전에는 공산주의세력과 자본주의세력의 대립이 분단의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남북분단은 우리의 의사가 아닌 대국들의 의사였고 남북은 대국들의 이익을 대변하여 서로 대립했습니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힘의 균형 때문에 통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기에도 베트남은 통일되었습니다. 그러나 베트남과 달리 북한도, 남한도 균형을 깰 의지나 능력이 없었습니다.
90년을 전후로 한 시기 동유럽이 붕괴되면서 냉전이 해체되었습니다. 소련과 사회주의체제가 무너졌습니다. 서방에서 동서대립의 전초선이었던 독일은 세력균형이 깨지는 기회에 통일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에도 남북은 통일되지 못했습니다. 외부의 간섭이 약화되자 우리내부의 대립이 통일의 가장 큰 장애물로 등장했습니다.
현재 남북을 통 털어 가장 통일을 절실히 바라는 사람은 북한주민일 것입니다. 수십 년간 북한주민은 통일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맸습니다. 미군을 몰아내고 통일을 하자면 국방력을 강화해야 하고 그러자면 좀 어렵게 살아도 참아야 한다고 교양 받았습니다. 때문에 북한주민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도는 통일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통일을 절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한주민은 다릅니다. 절실히 바라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반대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앞으로 한반도가 도약하자면 통일이 필수적이라는데 대해서는 거의 공감하고 있지만 통일직후 남한이 입게 될 경제적 손실에 대한 우려 때문에 통일에 대해 각이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통일이익이 손실을 얼마든지 보충할 수 있다고 보는 사람들은 급속한 통일을 마다하지 않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급격한 통일보다는 점차적 통일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인주의적인 젊은 세대는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 강합니다. 그들은 통일보다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기를 더 바라고 있습니다. 정치인들도 각기 자기가 대표하는 층의 이해관계에 따라 통일에 대한 차이나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한반도의 통일을 가장 바라지 않는 집단은 북한지도부입니다. 그들은 남북 경제력과 군사력의 차이 때문에 북한주도하의 통일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남한주도하의 통일이 되는 경우 권력을 잃게 되는 것은 물론 자신들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통일이 민족 최대의 숙원이고 통일 때문에 배를 곪는다고 설득해왔기 때문에 오늘에 와서 통일을 하지 않겠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올해에도 여전히 통일정책을 피력했습니다. 그러나 남한이 제기한 이산가족 상봉은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북한당국에 절실히 필요한 경제적 도움이 된다면 모를까 아무것도 받지 못하고 통일에 도움이 되는 남북관계 개선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