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음식물쓰레기

0:00 / 0:00

며칠 전 영국 신문 '데일리 미러'는 전 세계 식자재의 절반이 식탁에 오르지도 않은 채 버려지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실었습니다. 신문에 의하면 영국 기계공학회가 전 세계 식자재의 30~50%, 즉 12~20억 톤이 그대로 폐기처분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합니다.

남한에서는 올해 1월부터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실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종량제란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는 양만큼 돈을 내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현재 남한에서 하루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 양은 1만 톤이 넘습니다. 이전에는 음식물쓰레기를 바다에 싣고 나가 버렸으나 올해부터는 환경오염 때문에 바다에 버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 처리를 위한 막대한 추가적 비용이 들게 되었습니다. 그 비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무상 또는 정액제로 처리해주던 쓰레기를 이제는 버리는 양만큼 돈을 내도록 조치한 것입니다.

남한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 중에서 먹고 남긴 음식물, 보관기일이 지나 폐기하는 식재료, 먹지 않은 음식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43%라고 합니다. 즉 거의 절반은 먹지 않고 버리는 음식물입니다. 북한주민이 들으면 이해가 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북한에는 음식물쓰레기가 없습니다. 먹지 않아 남는 음식물이 없는 것은 물론 뜨물도 너무 조금 나와 돼지를 키우는 집들은 항상 먹일 것이 없어 근심입니다.

북한은 올해 농업전선을 주공전선으로 내세웠습니다. 새해 첫날부터 농사일을 다그치기 위해 결의 모임을 가지고 사회주의 경쟁을 호소하는가 하면 도시에서 거름을 싣고 농촌으로 가는 모습이 신문방송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아마 새해 정초부터 모든 도시의 가정들은 세대별 분토생산계획 때문에 돈을 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남한은 잠잠합니다. 거름을 나른다는 소식도 없고 농사일을 어떻게 추진한다는 국가계획도 없습니다. 이번 겨울에 들이닥친 폭설로 온실이 무너져 채소 값이 오르고 있다는 안쓰러운 소식만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의 식탁에는 이밥은 물론, 육류 생선이 오르고 한겨울이지만 오이, 가지, 양배추를 비롯한 여름 채소도 있고, 사과 배, 귤과 좀 비싸기는 해도 딸기, 포도도 먹을 수 있습니다.

남한주민들은 수령의 현명한 영도가 없어도 북한에 비할 수 없이 잘 먹고 삽니다. 자본주의 시장은 사회주의 계획경제보다 훨씬 우월합니다. 물론 자본주의 경제시스템도 결함이 많습니다. 부가 소수의 사람에게 집중되고 사람들을 돈의 노예로 만드는 것과 같은 것은 자본주의 경제의 치명적 결함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평등을 보장하고 서로 돕고 이끄는 집단주의 사회를 보장하는 사회주의 경제는 국제경제 시스템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파산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늘에 와서 부익부 빈익빈, 물질만능과 같은 폐단들은 북한에서 더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는 제도의 결함을 드러내 놓고 인정하며 그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사회주의의 파산을 억지로 부정하면서, 사회주의 우월성을 운운하고, 주민들의 눈과 귀를 막는 데 급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북한은 나날이 더 가난해지고 있습니다.

변하지 않으면 북한은 살지 못합니다. 지금과 같은 행태를 지속하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북한당국이 재생을 희망한다면 이제라도 경제관리 방식을 고쳐야 합니다.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을 북한의 실정에 맞게 잘 도입하면 추가적인 재원의 투입이 없이도 경제를 어느 정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또 경제관리에 변화가 일어나면 북한에 투자하려는 외국기업도 늘어날 것입니다.

소문에 의하면 북한농촌에서 경제시스템을 고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쪼록 경제관리가 개선되어 올해에는 주민들이 먹을 걱정을 덜 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