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평양 여명거리의 겉과 속

김현아·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
2017-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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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일 평양에서 여명거리 준공식을 진행했습니다. 북한은 준공식에 200여 명의 외국기자들도 초청했습니다. 70층이 넘는 고층아파트 등 즐비하게 일떠선(들어선) 거리는 크기와 화려함에 있어서 세계 유명도시들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북한은 1970년대와 1980년대 평양을 세계적인 수도로 만들 목표 하에 천리마거리, 창광거리, 문수거리, 광복거리, 통일거리 등 대규모 건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경제적 난관으로 평양건설은 중지되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등장한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시 평양건설이 시작되었습니다. 창전거리, 은하거리, 미래과학자거리, 여명거리가 연이어 들어섰습니다.

일반적으로 도시의 발전수준은 그 나라의 경제발전 정도에 의해 결정됩니다. 현재 북한은 경제발전수준에 있어서 뒤떨어진 나라에 속합니다. 2016년 IMF(국제통화기금)의 발표에 의하면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에서 174위로 583달러였습니다. 그런데 국민소득이 가장 발전한 나라들과 같은 수준의 거리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북한이 요란하게 선전한 거리의 살림집은 2천~5천 세대 정도입니다. 김정은 정권이후 건설한 평양의 아파트를 모두 합쳐도 2만 세대가 되지 않습니다.

현재 북한의 주택 보급률은 70~80% 정도로, 당장 100만 세대 주택이 더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전후 북한에서는 주민들의 주택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10만 세대 건설을 목표로 내세우고 건설비를 절약하기 위해 동유럽나라의 설계를 북한식설계로 바꾸어서 1칸짜리 아파트를 많이 건설한 경험이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진정으로 주민생활을 걱정한다면 120평이 넘는 대형아파트가 아니라 평범한 주민들이 살 수 있는 보통수준의 집을 건설해야 합니다. 남한은 국민소득 2만 7천 달러로 북한의 몇 십 배가 넘고 해마다 30~50만 세대에 달하는 많은 아파트를 건설하고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120평 되는 집에서 살지 못합니다. 그래서 36평 작은 아파트부터 각이한 크기의 아파트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70층이 넘는 초고층 건물도 문제입니다. 외형은 보기 좋지만 주민들이 살기 너무 불편합니다. 지금 북한에서는 전기가 매우 부족하여 평양도 중구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하루 3~6시간밖에 전기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70층 되는 아파트의 전기가 끊기면 사람들은 집에 올라갈 수 없습니다. 아파트의 난방도 수돗물 보장도 문제입니다. 온수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으므로 전기로 해결해야 하는데 그를 어떻게 해결할지 방안이 없습니다. 수돗물도 여전히 하루 2~3시간 보장하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외형은 멋있지만 실제로 살기 너무 불편한 아파트입니다.

무리한 건설은 주민들에게도 부담입니다. 건설장에 지원을 하느라고 없는 살림을 털어야 하고 동원도 나가야 합니다. 수만 명의 군인들과 돌격대원들이 제대로 먹지도 못하면서 기한 내에 건설을 끝내라는 독촉에 무리한 노동에 시달려야 합니다. 여명거리 준공식에 참가했던 한 기자는 트위터에 "거리가 인상적이었다. 수십 동의 건물이 모두 매우 현대적"이라면서도 "수천 명의 북한 군인을 봤는데 대부분 심각한 발육부진 상태였다. 평양 밖에는 영양실조가 광범위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적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보여 주기식 건설은 빈익빈 부익부의 상황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평양과 지방의 차이가 하늘 땅 같이 되고 있고 평양에서도 단간 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평민들과 대궐 같은 아파트에서 사는 부자들의 차이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여명거리 준공식에서 박봉주 총리는 "여명거리 건설은 원수들의 정수리에 몇백 발의 핵폭탄을 터뜨린 것보다 더 무서운 철퇴를 안긴 승리"라고 연설했습니다. 북한이 무리한 건설을 추진시킨 배경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한 구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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