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농민들이 잘 살려면

김현아·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
201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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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모내기철입니다. 북한에서는 온 나라가 모내기전투에 총동원되고 있습니다. 총동원 기간에 장마당은 오후 5시부터 저녁 8시까지 3시간 동안 개장하고 장사목적 이동은 엄격히 금지하는 지시가 내려졌습니다. 당에서는 올해 농업전선을 ‘사회주의 수호전의 제1제대 제1선참호’로 정했습니다. 주체농법의 요구대로 농사를 하면 정보당 10t의 목표를 얼마든지 점령할 수 있다”면서 주민들에게 ‘만리마 속도’로 일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이렇게 온 나라 주민들을 들볶으면서 농사를 요란하게 짓습니다.

같은 농촌이고 모내기철이지만 남쪽에는 농촌동원이란 말 자체가 없습니다. 모내기철이지만 농촌은 조용합니다. 그러나 5월 말만 되면 논이 새파랗게 변하고 벼가 무럭무럭 자랍니다. 남한의 농촌은 북한보다 더 노력이 적습니다. 사람이 적을 뿐 아니라 그마저 다 노인들입니다. 농촌에서는 60살이 청년취급을 받는다니 농촌의 고령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원노력 한명 받지 않고 모내기로부터 벼 수확까지 다 해내는 것은 농사를 기계로 짓기 때문입니다. 기계로 밭을 갈고 써레를 치고 모는 온실에서 키우므로 모기르기가 쉽습니다. 그리고 뗏장모를 기르기 때문에 모뜨기를 하지 않습니다. 모내기 기계가 좋다보니 빈 포기도 별로 나지 않습니다. 정말 벼농사를 신선처럼 짓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농사를 힘들게 짓습니다. 올해에도 위에서는 전력공업 부문이 양수설비에 전기와 물을 우선적으로 보내고, 각 부문에서도 화학비료와 모내기 기계의 부속품, 영농물자 등을 농업전선에 무조건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적인 대책은 없습니다. 농기계와 비료, 농약, 기름 모든 것이 부족하다보니 대다수 농사일을 손으로 하고 있습니다.

힘들게 농사지어도 북한에서 제일 못사는 사람들은 농민입니다. 농업에 투자를 하지 않으니 수확이 적은데다 가을이면 지은 곡식을 국가에서 거의 다 가져가고 농민들에게는 농량조차도 안 되는 적은 량만 분배합니다. 먹고살기 어려워도 농민들은 도시로 나갈 수 없습니다. 옛날 봉건사회 때처럼 농민들의 이동을 국가가 엄격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한에서도 농촌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고 합니다. 다른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체결로 농산물의 가격이 내려 농민들이 살기 어렵다고 합니다. 무, 배추 농사가 너무 잘되어 농산물의 값이 내리고 농민들은 채소를 파는 것이 아니라 갈아엎는다는 뉴스도 뜹니다. 병이 돌아 닭, 돼지, 소를 몇 백만 마리 폐사시키고 대신 보조금을 지불했다고 하는 말도 들립니다. 젊은이들은 힘들고 수입도 높지 않은 농사일을 그만두고 너도나도 도시로 떠났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남한에서는 귀농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도시생활에 지친 젊은이들이 여유로운 삶을 즐기려고 농촌으로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농촌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컴퓨터가 도입되어 온실농사가 완전히 자동화되는가하면 농작물 품종을 개량해서 수확고를 높이고 새 품종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높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남한에는 수령도 없고 당도 농업성도 없습니다. 주체농법도 농촌지원도 없습니다. 농촌에 가라 말라 통제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나 농업발전 수준은 북한과 대비할 수 없을 정도로 높습니다. 그 원인은 사람들이 모두 스스로 선택을 하고 자신을 위해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제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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