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북한을 탈출할 권리

김현아·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
2017-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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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된 탈북 일가족 5명이 강제 북송위기에 처하자 집단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 현직 노동당 간부였던 남자와 부인, 아들과 딸 2명 등 가족은 이달 초 탈북한 뒤 다른 탈북자와 함께 제3국을 거쳐 한국으로 가려다 중국 공안에 붙잡혔습니다. 북한에 송환되면 가혹한 형벌이 내려질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가족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길을 택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처벌이 얼마나 가혹하면 저렇게 스스로 목숨을 끊을까” 이 사건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고 국제사회에 북한의 참혹한 인권상황을 다시금 고발하는 계기로 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으로서는 당과 조국을 배반한 사람이니 처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북한에서 개인은 당과 국가를 위해서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당과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더욱이 손해로 된다면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민주주의사회에서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개인과 국가와의 관계에서 우선되는 것은 개인입니다. 국가는 백성이 만든 것입니다. 그러므로 백성이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백성들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헌법으로 명시해놓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헌법 2조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국가가 주민들을 위해 잘하지 못하면 주민들은 자기의 손으로 국가를 바꿀 수 있습니다. 국가를 바꾸는 방법은 선거입니다. 선거를 통해 주민들은 정부를 선택합니다. 그러나 과반수의 의견에 의해 정부가 꾸려지기 때문에 개인의 의사와 다른 정부가 설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마음에 들지 않는 주민은 다음 선거 때 자기의 마음에 드는 정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그 나라를 떠날 권리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민을 가거나 정치적 망명을 선택하는 것을 정부가 막지 못합니다.

북한에서도 헌법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주권은 노동자, 농민, 군인, 근로인테리에게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헌법이 지켜진다면 노동자 농민에게 주권이 있으므로 주민들은 주권을 포기할 수 있는 권리도 동시에 가지며 따라서 국가를 떠나는 것은 죄로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형법은 공민이 다른 나라로 가는 것을 반역으로 보고 조국반역죄라는 항목을 개설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다른 나라에 이주하는 것을 반역으로 규정하는 법은 봉건사회 때 있었습니다. 백성들은 이조시기에 살기 어려워 국가가 그토록 강하게 탄압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나 러시아변방으로 필사적으로 탈출했습니다. 봉건사회는 농민이 반노예적 처지에 있었으므로 자기의 소유주인 왕을 떠나는 것이 반역행위로 취급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누구도 다른 사람의 소유물로 될 수 없고 따라서 국가를 떠나는 행위를 반역죄로 규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북한에서만 이러한 죄가 성립됩니다. 이는 북한주민이 자유인이 아니라 수령의 소유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증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행위에 대한 처벌강도는 세상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북한주민들이 고향을 등지는 것은 고향이 살기 어려운 곳이기 때문입니다. 북한 당국은 살기 힘들면 스스로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고향을 살기 좋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주민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나라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2의 조국인 남한으로 가고 있습니다.

남한으로 가는 길은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어려운 길입니다. 탈북 과정에 희생된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들 중 상당수는 이름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북한주민이 겪고 있는 이 비극을 가슴아파하고 있으며 자유의 땅을 찾아오다가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에게 삼가 조의를 표하며 명복을 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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