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북한의 남녀평등법과 현실

김현아·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
201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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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0일은 북한에서 남녀평등권을 발포한 날입니다. 1946년 발포된 이 법령에는 여성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보장하며 강제 결혼을 반대하고 이혼의 자유를 보장하며 양육비 소송권 인정, 축첩제도 반대, 성매매 반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북한은 2010년 이 법을 더 구체화하고 확대한 여성권리보장법을 제정했습니다. 이 법에는 재산상속에서의 남녀평등, 가정폭력 금지, 출산의 자유 보장, 임신여성 야간노동 금지, 임금에서의 남녀차별 금지, 결혼과 임신, 출산 휴가 등의 이유로 해고 금지 등의 조항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2015년에는 산전산후휴가를 산전 60일, 산후 90일에서 산전 60일, 산후 180일로 늘렸습니다.

법률상으로 북한의 남녀평등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 나라에 속합니다. 산전산후휴가기간은 세계에서 영국 다음으로 길고 남녀평등법 발포 시기는 1987년 12월에 남녀고용평등법을 제정한 한국에 비해 무려 41년 앞섰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다릅니다. 서방에 비해볼 때 여성의 지위가 매우 낮다고 자책하는 남한에서도 가정과 사회에서 남녀의 실질적 평등수준은 상당히 높습니다. 남한의 가정에서는 남녀가 공동으로 아이를 키우고 집일을 함께 하는 것이 상식으로 되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직장에서 사회적 역할을 하면서 살 것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직장에서 여성들의 승급이 제한되어 사회적 문제로 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직장에서 여성들의 지위가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가장 여성의 지위가 낮은 것은 정치 분야인데 최근 들어 여성의 정치적 지위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여성장관의 비율을 30%이상 보장하겠다고 공약했고 그에 따라 외교부장관, 교통부장관 등 5명의 여성장관을 임명함으로써 공약을 실천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여성들의 지위는 이전에 비해 더 낮아졌습니다. 고난의 행군시기 많은 여성들이 직장을 사퇴하고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물론 시장에서 상인으로서 능력을 발휘하는 여성들도 있지만 대다수 여성들은 가난한 장사꾼의 처지에 빠졌습니다. 북한 여성은 정치적 지위는 말할 것도 없고 불을 때고 밥을 하고 손으로 빨래하는 등의 가사일의 부담에서조차 해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에서는 수령의 현명한 영도로 여성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늘 세계에서는 남녀평등이 빠르게 실현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산업의 빠른 발전이 있습니다. 산업혁명 이전시대에는 자연발생적인 남녀의 성별분업이 존재했고 따라서 바깥일을 하는 남자에 비해 집안일을 하는 여성의 지위는 매우 낮았습니다. 그러나 산업의 발전으로 가정일을 기계가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전기밥솥, 세탁기, 냉장고, 가스렌지, 전기렌지 등 가전제품이 대량생산되면서 가정 일의 부담이 줄어들게 되었고 남녀 관계없이 가정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경제발전으로 누구나 공부하는 시대가 열렸고 이에 따라 여성들도 남자들과 같이 대학에 가게 되었습니다. 남녀의 학업수준과 기술수준이 같아지면서 점차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시대의 빠른 변화는 유연성이 강한 여성들이 적응하기 더 유리한 환경으로 되었습니다.

한편 여성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자기들의 처지에 불만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1960년대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여성운동은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고 세계각국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남성 정치가들은 인구의 반수를 차지하는 여성들의 표를 얻기 위해서 여성의 요구를 반영한 법안들을 내오기 시작했고 여성들의 처지는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에서도 여성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그러자면 국가의 경제정책을 시장친화적인 정책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또한 북한 여성 스스로 자기의 권리를 찾아야 합니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북한 여성들이 남녀평등을 보장받고 있다는 환상에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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