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핵무기와 원자력발전소

김현아∙ 대학 교수 출신 탈북자
2015.09.21

최근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또다시 국제사회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북한은 15일 핵무기 개발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북한 원자력 연구원 원장은 조선중앙통신사 기자가 제기한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핵무기 연구과 생산에서 연일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미국과 적대세력들의 적대시정책에 언제든지 핵 뇌성으로 대답할 만단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장담했습니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원자력발전에 많은 투자를 해왔습니다. 1950년대부터 소련에 원자공학을 전공할 유학생들을 꾸준히 파견했고 1960년대에는 소련의 도움으로 영변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했습니다. 북한에서는 1970년대에는 에너지 개발을 위주로 원자력개발에 몰두했으나 1980년대부터는 핵무기 개발로 연구목적이 바뀌었습니다. 1990년대부터는 핵무기 개발이 본격화되어 2000년대에 들어와서 2차에 걸치는 핵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핵무기가 대량살상무기이며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되고 있다는 것은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 핵무기를 완전히 철폐하는 것이 핵위협을 막기 위한 근본 조치라는 데서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당면하게는 핵확산을 막자는 취지로 핵무기 보유국을 중심으로 1969년 유엔에서 핵확산금지조약이 체결되었습니다.

핵확산금지조약에서 인정하는 핵무기 보유국은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5개 나라입니다.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이 승인되지는 않았으나 암묵적으로 핵무기 보유국으로 사실상 인정되고 있습니다. 이란과 북한도 핵보유를 선언했으나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핵은 평화적으로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원자력발전소입니다. 원자력발전소는 매우 낮은 원가로 전기를 대량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주요한 동력원천으로 되고 있습니다. 현재 원자력발전소를 가진 나라는 31개로 남한, 일본을 비롯하여 동서유럽과 남아메리카 아시아 나라들이 속해 있습니다. 최근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나는 경우 입게 되는 피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발전된 나라들은 원자력발전의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지만 발전도상나라들은 현재도 원자력발전의 비중을 계속 늘리고 있습니다.

북한은 원자력발전이 가장 절실히 필요한 국가입니다. 현재 북한의 전력사정은 매우 열악합니다. 전기가 없어 공장이 가동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조명용 전력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고 전기부족으로 먹는 물을 퍼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한의 원자력 발전기 한 대의 발전량은 100만~140만키로 와트입니다. 영광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만 600만키로 와트에 달합니다.

북한에서 요구되는 전력은 그리 많지도 않습니다. 200만키로 와트의 전기만 생산하면 당면한 전력수요는 충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미국과 남한이 건설해주던 200만키로 와트 경수로 건설은 북한의 핵개발로 중단되었습니다. 원래 핵무기를 개발한 나라들은 모두 원자력발전소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핵무기는 만들었다고 자랑하지만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능력은 없습니다.

더욱이 북한은 핵개발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정부의 폐쇄정책 못지않게 경제발전을 막는 장애로 되고 있습니다. 최근 이란은 미국과 핵협상의 타결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에서 벗어났습니다. 북한도 원자력발전소를 가지려면 핵무기를 포기해야 합니다. 즉 핵무기와 핵발전소,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만약 민주주의 국가들처럼 국민투표를 한다면 북한주민들은 어느 것을 선택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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