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한의 정국이 소란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국회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간에 의견이 맞지 않아 거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NLL발언을 국토포기 발언이라고 문제 삼고, 민주통합당은 국정원의 선거개입문제를 문제로 삼은 정치적 논쟁이 끝이 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국회의 본업인 예산심의, 법안채택 등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민주통합당은 국회입성을 거부하고 광장으로 나와 야권과 연대하여 농성에 참가한다고 합니다. 여야 국회의원들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국회에서의 치열한 논쟁이 민생문제가 아닌 자신들의 권력유지와 확대에만 관심을 보이는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정치내부가 복잡한 것은 남한뿐이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공화당과 민주당의 의견대립으로 예산승인을 못해 정부가 문을 닫는 셧다운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유럽도 사회복지문제, 긴축문제, 이민자문제 등으로 정치계의 의견일치가 되지 않아 복잡합니다. 지어 아직까지 공산당이 통치하는 중국도 최근 부패문제 척결문제로 온 나라가 법석이고 있고 정계가 긴장되어 있습니다.
정계뿐 아니라 주민들도 이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민주통합당을 지지하는 주민들,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주민들이 광장에서 서로 자기편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신문 방송 인터넷을 이용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갑을논박하면서 그에 대한 견해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어느 당이 더 백성의 의견을 대변했는지 앞으로 선거 때 판결될 것입니다. 미국에서도 이번 셧다운 사태로 공화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오바마 지지율도 좀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조용합니다. 며칠 전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최근 2년간 체제선전을 위한 보여주기 사업에 5억 달러를 지출했다는 뉴스가 났습니다. 전국에 설치한 영생탑 3,200개와 모자이크 벽화 400여 개, 평양 만수대에 세운 23m 높이의 대형 동상 제작에 쓴 돈은 약 2억 달러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또 스키장, 승마장, 목장 등 40여 개의 대형 시설물에는 3억 달러 가량이 투입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재원을 계속 낭비하면 경제회복의 가능성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이 문제를 가지고 다투었다는 소식도 없고, 당에서 계파 간 갈등이 생겼다는 보도도 없습니다. 불합리한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글 한건도 나지 않고 모든 신문방송들이 당의 정책에 대한 칭송으로 일관된 글만 일률적으로 내보낼 뿐입니다.
북한은 스스로 정치대국이라 자부합니다. 지도자가 명령하면 온 나라가 하나와 같이 움직이는 체계가 수립된 나라라고 자랑합니다, 그리고 통일단결된 힘이 제일이라고 정당화합니다. 얼핏보면 그 말이 맞는 것처럼 보입니다. 민주주의는 정말 비효율적이고 비용이 많이 드는 정치방식일지도모릅니다.
그러나 사람은 전지전능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세상은 너무 복잡하여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누구도 앞일을 다 예견할 수 없고 누구나 판단오류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를 극복하기 위한 방도를 찾아서 인간이 사색을 거듭한 끝에 찾은 결론은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토론해서 방안을 찾을 때 가장 오류가 적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민주주의가 그렇게 비효율적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가장 낳은 정치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비효율적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민주주의는 1인 통치보다는 훨씬 효율적입니다. 오늘 남북한의 현실이 그것을 웅변적으로 확증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