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여러분, 지난 한 주간도 안녕하셨습니까?
이번 주는 평년기온을 웃도는 따뜻한 날씨였습니다. 봄비가 내리더니 새싹들이 더 많이 올라왔습니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싹을 피워내는 것을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저는 이 번 주 남북하나재단에 다녀왔습니다. 올 한 해 하나재단이 추진할 사업들에 대한 토론을 하는 자리였습니다.
제 관심분야 중의 하나가 남한에 온 탈북민들의 정착에 대한 연구입니다. 1997년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기 전부터 관여하여 왔으니, 저의 관련 연구 활동도 거의 20여 년이 되어갑니다. 북한을 탈출하여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의 수도 거의 28,000여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2009년 까지는 남한에 입국한 탈북민의 수가 지속적으로 크게 증가 하여 2009년 한 해에만 2,914명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남한입국 탈북민의 수가 점차 감소하여 2014년에는 1,396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여전히 함경북도, 함경남도 출신이 많지만, 량강도 출신도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전체 탈북민 중에는 여성의 비율이 70%로 다수를 차지합니다. 요즘은 남한 텔레비전에서 탈북민들이 출연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탈북민들이 중국이나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데려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만나 본 탈북민은 자신의 친 가족과 처가가족 등 한 40여명이 넘는 가족들이 남한에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탈북민들은 1인당 초기정착금으로 700만원을 받고, 임대아파트도 배정받게 됩니다. 임대아파트의 보증금을 위해 1,300만원이 지급됩니다. 대학교육까지도 교육지원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의료지원도 받게 됩니다. 기본적인 가재도구인 냉장고 및 가스렌지 등도 지급됩니다. 일자리를 제대로 얻도록 하기 위해 직업훈련제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탈북민들이 남한 사회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 남북하나재단입니다. 처음에는 북한 이탈주민후원회로 시작하였다가 공공기관인 북한이탈주민재단 으로 발전되었습니다. '북한이탈주민'이 남한 법률에 따른 공식명칭이지만, 재단의 활동목표를 좀 더 잘 반영할 수 있는 용어인 남북하나재단으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탈북민들이 남한 사회 적응을 위해 교육을 받는 기관이 '하나원'이고 지역에서는 '하나센터'에서 보충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남북 하나재단은 탈북민들의 적응을 도움으로써 남북이 하나 되도록 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남북하나재단은 "북한이탈주민은 행복을 더하는 우리이웃입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나재단에는 북한에서 온 탈북민들도 직원으로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사실 낯선 사회에서 새롭게 삶의 터전을 잡아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물론 남북한이 같이 우리말을 사용하고 있어 기본적인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 입니다. 그러나 단어사용에서 차이가 있고, 남한에서는 영어 등 외래어 단어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모르는 단어들로 인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거나 무시한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탈북민들이 남한사회에 안착하도록 돕기 위해 하나재단은 세세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궁금하고 힘든 일이 있으면 전화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24시간 콜 센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다수가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아이를 두고 있는 엄마들을 위한 보육 및 취업지원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자녀들을 따라 오신 어르신들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어 이분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별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탈북민들이 이웃과 잘 어울려 생활할 수 있도록 지역단위에서 다양한 모임들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축구 등 운동을 같이 하거나 봉사활동을 같이 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우리말에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멀리 사는 친척보다 매일 마주하는 이웃이 더 가깝다는 뜻입니다. 이미 탈북민들은 남한 사회에서 이웃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