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순] 국민안전의 날

이금순-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5.04.17

북한주민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제 하루가 다르게 나무들이 푸르름을 더해 가고 있습니다. 저는 최근 직장이 새로운 장소로 이전하여 출퇴근 거리가 짧아져서 한결 여유롭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거의 1시간 반이 넘게 걸리는 길이라 버스와 지하철, 택시 등 거의 모든 종류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버스 한 번만 타면 바로 출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번 주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되던 날이었습니다.

인천에서 제주도로 가던 여객선이 침몰하면서 476명의 탑승객중 172명만이 구조되고 300여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하였습니다. 특히 희생자중 다수가 수학여행길에 올랐던 안산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이어서, 어린 생명들의 희생에 더욱 마음 아파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녀를 잃은 부모의 심정이 되어, 함께 아픔을 나누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국가적으로도 세월호 침몰사건을 계기로 안전의식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들을 재 정비해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4월 16일을 국민안전의 날로 제정하고, 다양한 행사들을 열었습니다. 지난 2월 16일부터 4월말까지 국가안전 대 진단 기간으로 설정하고, 우리 사회 구석구석 안전상태를 점검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치들은 국민안전처를 별도의 조직으로 분리하면서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안전신문고 제도를 두어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들을 국민들이 신속하게 신고하여 대처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회전체가 가난을 경험했던 이유 등으로 우리는 아직도 안전을 소홀히 하는 측면들이 남아있습니다. 좀 더 빨리 경제성장을 이루고자 하는 생각에 세세하게 안전조치들을 챙겨가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안전교육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였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사람의 운명이 하늘에 달려있다’고 합리화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자연재해조차도 사전에 준비하면 예방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재난들은 인재로 분류됩니다. 인재는 재난에 대한 대처가 부족하여 사람에 의해 일어나는 재난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며칠 전 남한 언론에 초등학교 4학년의 어린 여학생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길거리에 쓰러져 있던 50대 남성의 목숨을 구한 사건이 보도되었습니다. 이 학생은 마침 그 날 학교에서 소방서가 실시한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고, 쓰러져 있던 아저씨에 대해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것입니다. 바로 적기에 적절한 대응을 하였기 때문에 호흡이 멈췄던 50대 남성의 생명을 다시 살릴 수 있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안전을 강조하는 것은 사람의 생명은 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점 때문입니다. 또한 사고로 인한 재산상의 손실을 미리 사전에 대비해서 막는 것이 경제적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서울이 아닌 경기도에 살고 있습니다. 저처럼 서울에 인접한 도시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출퇴근시간에 버스들은 늘 만원입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출퇴근 버스의 경우에는 속도를 높이기 때문에 갑자기 버스가 급정거해야하는 경우에는 서서가는 승객들의 경우에는 매우 위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들의 경우 모든 승객들의 안전벨트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고속도로를 경유하는 출퇴근버스들의 경우 서서가는 승객들을 받지 못하도록 규제하기도 하였습니다. 우선 버스의 수를 늘리고 좌석 수를 늘리는 조치들을 마련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남한의 조치들이 여러분들에게는 크게 공감이 가지 않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사고의 위험은 일상 생활에서 너무도 많이 있습니다. 안전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특정 사회만의 과제는 아닙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남북한이 자연재해나 기술재난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등 안전관련 협력 사업들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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