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여러분! 지난 4월 29일 평양에서 조국통일연구원과 남조선인권대책협회는 공동으로 '남조선인권백서'를 발표하였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남조선인권백서를 보셨나요? 저는 남한의 통일연구원에서 1996년부터 매년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하는데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남조선인권백서'에 특별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원래 '백서'는 영국정부의 공식보고서의 표지가 백색이어서 '백서'라고 불린 된 데서 유래하였습니다. 백서는 흔히 정부기관들이 특정사안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제출하는 공동문서입니다. 저희 통일연구원이 발행하는 '북한인권백서'는 북한 내 인권상황을 권리별로 나누어서 매우 상세하게 다루고 있으며, 대부분의 자료는 탈북자들에 대한 면접조사를 통해 수집합니다.
북한인권 백서는 분량도 450여 쪽이 넘으며, 여러 명의 연구자 들이 공동으로 집필합니다. 현재 2013년의 북한인권상황을 다룬 2014 북한인권백서 출판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는 중입니다. 북한인권백서는 매년 한글과 영어로 출판하고 저희 연구원의 홈페이지에도 올리기 때문에 세계 어디서나 손쉽게 구해 볼 수 있습니다.
'남조선인권백서'는 저자의 이름도 밝히지 않고 있고, 매우 포괄적으로 남한의 인권상황을 비판하는 담화문의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2010년 이후 조국통일연구원은 '남조선민생백서', '탈남자 백서' 등의 이름으로 남한 내 인권상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백서의 요지는 남한과 미국이 북한의 인권문제를 제기할 자격이 없이 형편없는 인권유린국가라는 것입니다. 남조선인권백서에서 언급하고 있는 통계수치들은 출처가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으며, 사건에 대해서도 언제, 어디서, 누가, 누구로부터 어떠한 인권침해를 당했는지를 자세히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탈북여성이 남한에서 경험한 인권유린행위에 대한 내용은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저는 탈북민 인권조사 및 정착지원에 지난 1996년경부터 참여 하고 있어 관련한 내용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남조선인권백서'가 언급한 탈북여성이 남한 정보기관으로 부터 당했다는 인권유린 내용은 중국에서 강제 송환된 탈북여성들이 북한 보위부 구류장이나 집결소에서 경험하는 내용들입니다. 북한주민들이 북한을 벗어나서 대한민국에 보호를 요청하면 특별한 보호와 정착지원을 하도록 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의 책무로 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지구상에 인권문제에서 자유로운 국가는 어느 국가도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와 시민사회는 인권침해상황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피해자에 대한 구제활동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권침해를 사전에 예방하고자 하는 법적·제도적 노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바와 같이 북한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부의 인권상황을 감시할 시민단체가 없으며, 국제인권기구들의 북한방문이 허용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남한에는 2001년 독립 기구인 국가인권위원회가 설립되어 전반적인 인권개선에 큰 역할을 담당하여 왔습니다. 여러분이 살고 계시는 북한에도 국가인권위원회가 설립되고, 내부의 인권침해상황을 다루는 민간인권단체들이 활동할 수 있게 되어야 합니다. 남조선인권백서를 발간하는 조국통일연구원과 북한 인권백서를 발간하는 저희 통일연구원이 인권개선방안 등에 대한 공동토론의 장을 만들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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