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북‧중 관계의 오늘과 내일

0:00 / 0:00

이번 주 평양에서는 북‧중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성대한 행사가 치러졌습니다. 국가원수도 아닌 원자바오 총리를 김정일이 직접 공항까지 나와 영접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길에 나와 중국 총리를 환영했습니다. 원자바오 총리가 평양에 머문 48시간 동안 김정일은 네 차례나 나와 극진하게 대접을 했습니다.

물론 중국도 큰 선물 보따리를 풀었습니다. 여러 가지 경제지원 협정을 체결했고, 압록강 대교를 건설해주기로 했다고 합니다. 무상원조만 2,0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경제가 파탄이 나서 정권까지 위협받는다고 생각하는 북한 지도부에게 중국의 지원은 그야말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과 같을 겁니다.

북한 정권을 탄생시킨 것은 소련이지만 빈사상태이던 북한 지도부를 살려준 것은 중국의 모택동이었습니다. 소련의 사주를 받아 김일성이 일으킨 6‧25전쟁에 중공군이 참전하지만 않았더라면 한반도는 벌써 통일되었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지금처럼 북한 동포들이 독재 치하에서 굶주리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결국 중국은 북한 지도부에게는 생명의 은인이지만 북한 주민들에게는 고통의 씨앗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일을 고대하는 사람으로서 저는 북‧중 관계의 오늘과 내일에 깊은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정권유지에 급급한 북한 지도부가 중국의 지원만 바라면서 민족에 이익에 반하는 짓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북한은 원하던 원하지 않던 정치‧경제‧군사적으로 중국의 영향권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북한의 주요 광산 채굴권은 이미 중국으로 넘어갔고, 서해의 유전탐사도 중국이 한다고 합니다. 중국은 지난 10월 1일 건국 60주년을 맞이하여 팽창하는 국력을 전 세계에 과시했고, 원자바오 총리는 모택동 장남의 묘소를 찾아 "조국은 이미 강대해졌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중국의 힘이 강할 때면 항상 우리 민족은 고통을 당했습니다. 북한 동포 여러분들도 중국이 우리의 고대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아실 겁니다. 특히 2003년부터 소위 '동북공정'이란 이름하에 고구려의 문화와 역사를 중국 것으로 바꿔치기 하는 작업이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영국의 유명한 일간지는 중국의 역사왜곡 작업을 설명하면서, 중국과 한국 사이에 말싸움이 아니라 말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동북아의 역사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중국의 힘이 강해질수록 도도하고 기세등등한 중국 사람들의 입김이 거세질 겁니다. 우리 민족이 똘똘 뭉쳐도 시원치 않은 이런 판국에 둘로 나뉘어 있는 남과 북의 현실에 비통함을 금할 길 없습니다. 중국이 북한 정권을 지원하는 것은 독재체제를 연장시켜주는 것입니다. 그만큼 북한 주민들의 고통은 연장되고, 민족의 통일에는 장애물이 생기는 겁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중국은 통일한국을 염두에 두어야 하고, 남과 북은 함께 민족의 이익을 생각해야 할 시대가 왔다는 것을 우리 모두 깨달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