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이런 태도는 개성공단을 인질로 삼아서 남한 정부를 협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협박의 피해자는 남한 정부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수십 개의 선량한 남한기업과 공단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2만 명이 넘는 북한 근로자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남한의 통일부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개성공단을 확장하고 더 많은 북한 근로자들을 고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금년 중으로 공단 안에 어린이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탁아소를 건설하고, 통근버스도 100대를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공단이 확장되다보니 개성 주민만으로는 부족해서 인근 지역의 주민을 데려오기 위한 방안도 강구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 북한 군부 당국자가 남한 기업들의 통행을 제한하는 중대조치를 취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으니, 도대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중대조치라는 말입니까? 제대로 된 정부라면 북한주민 한 사람이라도 더 개성공단에서 취직해서 좋은 혜택을 받도록 도와주고 주선해야 할 텐데, 근무 잘하는 사람들의 직장도 빼앗겠다는 식으로 나오니 도대체 북한 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알 수 없습니다.
최근 평양방송에서 남한이 얘기하는 남침 위협설은 곧 북침전쟁론이라는 주장이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해괴한 괴변이자 망언입니다. 6·25 전쟁과 같은 북한의 남침을 또 다시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 남한은 미국과 함께 매년 방어훈련을 합니다. 이 훈련을 두고서 북한은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합니다만, 남한과 미국은 북한을 침략할 의사도 없고 위협한 적도 없습니다. 오히려 북한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하다가 이제는 남한 전체를 잿더미로 만들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북침전쟁론은 외부에 적을 만들어 내부를 단속하고 독재를 강화하려는 북한 정권의 교묘한 술책이고, 군부의 개성공단 중단엄포 역시 그와 비슷한 계략일 뿐입니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