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북한은 더 이상 미국을 핑계 삼을 수 없다

내년 1월 20일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북·미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예측들이 많습니다. 대체로 북·미 대화가 부시 때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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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새정부가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중시한다는 것은 분명 북한 정권에게는 희소식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변화에 부응해서 북한도 바뀌지 않으면 상황은 180도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북한이 부시 행정부의 정책에서 가장 크게 문제로 삼는 것은 아마도 선제공격 정책일 것입니다. 부시 행정부의 선제공격 정책은 미국의 대외정책이 일방주의적이고 공격적이라는 비판을 초래한 중요한 원인이었습니다. 전통적으로 역대 미 행정부는 선제공격을 자제하는 신중한 자세를 취해왔지만, 부시 대통령이 이 금기를 깨뜨린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앞으로 오바마 행정부는 충돌보다는 대화를, 일방적 행동보다는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중시할 것입니다. 따라서 선제공격 정책이 야기한 부작용과 불필요한 오해를 감안할 때, 오바마 대통령은 선제공격을 미국의 안보정책에서 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북한이나 이란 같은 나라가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겠지요. 같은 맥락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새로운 핵전략을 수립하면서 핵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국가를 명시하지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선제공격 정책을 철회하고 북한을 공격대상으로 지목하지 않는다면 북한 정권이 핵보유의 명분으로 삼은 중요한 조건이 사라지게 됩니다. 북한은 부시 행정부의 선제 핵공격 위협 때문에 핵을 개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선전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런 논리가 국제무대에서 어느 정도 통용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오바마 신정부는 북한이 위협이라고 얘기할 만한 핑계거리를 먼저 없애주고, 북한에 대해 단호하게 핵포기를 요구할 것입니다. 물론 북한이 말을 듣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채찍도 준비해둘 것입니다. 오바마 정부의 이런 정책은 무작정 압력만 가하던 부시 행정부에 비해 더 고단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미국의 새정부 출범은 이제야말로 북한 정권도 더 이상 변화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알리는 역사적인 신호탄입니다. 앞으로 북한이 미국을 핑계 삼아서 호전적인 도발책동을 벌이기는 더욱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