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열린 제30차 올림픽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테러발생에 대한 걱정도 많았지만 다행히 작은 사고도 없이 안전하게 행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올림픽은 세계 각국이 자기 나라의 스포츠 실력을 뽐내는 자리일 뿐 아니라 전체적인 국력을 보여주는 세력 과시의 장이기도 합니다. 국력이 강한 나라일수록 스포츠에 할애할 수 있는 재력과 여유가 많기 때문입니다.
냉전 시대에 올림픽은 작게는 소련과 미국, 크게는 공산진영과 자유민주진영이 각축을 다투는 세력대결의 장이었는데, 이제는 소위 ‘G 2' 시대를 맞이하여, 미국과 중국이 선두다툼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미국이 금메달 46개로 1등을 차지했고, 중국이 금메달 38개로 미국의 뒤를 이어 2등을 했습니다. 개최국인 영국이 금메달 29개로 3등을, 러시아가 금메달 24개로 4등을 했고, 남한은 금메달 13개로 5등을 했습니다. 올림픽 기간 내내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날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게 해준 쾌거입니다.
북한은 금메달 4개로 20등을 했군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하나인 북한의 선수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흘린 땀의 대가로 큰 성취를 한 것에 대해 축하를 드립니다. 북한 동포들도 선수단의 금메달 소식에 크게 기뻐하셨을 겁니다. 남한 동포들도 북한 선수단의 활약에 많은 격려와 성원을 보냈습니다. 평양시내 광장에서 시민들이 모여 올림픽을 시청하는 모습을 보면서 빨리 통일이 되어 저도 평양광장에서 통일된 우리나라의 올림픽 선수단을 응원할 수 있기를 기원했습니다.
이번 런던 올림픽은 우리 민족에게 큰 의미를 갖는 행사였습니다. 우리가 고종의 대한제국을 거쳐 상해 임시정부 시절부터 민족의 국기로 사용하기 시작한 태극기를 앞세우고 올림픽에 처음으로 참가한 것이 1948년 런던에서 열렸던 제14차 올림픽이었습니다. 그 이전에 우리 선수들은 일제 치하에서 일장기를 달고 시합에 참가해야만 했었습니다. 당시 남한은 모두 7개 종목에 51명의 선수를 파견해서 동메달 2개를 따고 종합 32위를 했었습니다. 64년이 지난 올해 남한은 22개 종목에 245명의 선수를 보냈고,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를 획득했습니다. 60년 만에 우리 민족이 그만큼 성장한 것입니다.
북한 동포 여러분, 분명 우리는 민족의 운이 상승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의 성과는 이런 시대적 흐름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저는 현재의 남북분단 시기를 종종 새벽이 오기 직전의 칠흑 같은 어둠에 비유하곤 합니다. 민족통일의 앞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좌절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용기와 희망을 갖고 우리 모두 노력하면 통일은 이뤄지게 되어 있습니다. 마치 도도한 강물에 따라 흐르는 것처럼 이미 우리는 그렇게 통일로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