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북한의 노골적인 남한 선거 개입

전성훈∙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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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19일 남한에서는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집니다. 지난 1948년 초대 건국대통령인 이승만 박사를 비롯해서 지금까지 남한은 모두 10명의 대통령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했습니다. 이 기간 남한은 북한의 남침으로 폐허가 된 국토를 재건해서 경제발전과 정치 민주화를 이뤘고, 이제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서 민족의 기상을 널리 떨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즉 조평통이 서기국 보도를 내고 남한의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발언을 쏟아내었습니다. 남한의 새누리당이 집권하면 파쇼적인 탄압과 전쟁뿐이고, 민족의 재앙이라고 하면서 남한 동포들에게 새누리당 집권을 허용해선 안된다고 선동했습니다.

남한의 민간단체들이 북한의 3대 세습과 인권유린 실태를 고발하는 삐라와 풍선을 날리는 것을 선전포고로 간주해서 타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북한입니다. 그런데 자기들 정부기관은 남한의 선거에 개입하는 공식 보도를 내놓고 있으니 이런 이율배반과 이중인격이 어디에 있습니까?

사실 북한이 남한의 정치에 개입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김일성이 시작한 대남 혁명역량 강화 차원에서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이다보니, 북한의 관료들도 의례 그래왔듯이 타성에 젖어 습관처럼 정치개입을 반복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선전선동의 대상을 고정불변의 상수로 보는 큰 오판과 실수를 저지르게 됩니다. 특히 그 상대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남한사회라면 오판의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크고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북한 당국의 남한 선거 개입에서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조평통 서기국의 보도에 대해서 남한 언론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한 목소리로 북한을 비판했습니다. 한 언론은 북한의 이런 언동이 명백한 내정간섭이며, 이런 식으로는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기는커녕 오히려 남한사회에서 북한 정권에 대한 불신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질타했습니다. 이 신문은 2000년 4월 남한 총선과 2007년 대선 직전에 각각 남북정상회담 발표가 있었지만 당시 야당이 승리했던 사례를 들었습니다.

대남혁명역량이란 김일성 시대의 낡은 전술이 최첨단의 자유를 만끽하는 남한에서 지금도 통하리라고 믿는다면 그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우리 속담처럼, 새로운 상대에 대해서는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남한이 나날이 변화하는 상대이며 북한이 그런 변화에 맞춰가야 한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