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칼럼] 북 권력세습에 기여한 보위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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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비정부기관인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며칠 전 북한의 보위기관을 분석한 '강압과 통제, 감시, 그리고 처벌'이라는 제목으로 190쪽의 보고서를 출판했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는 올해 북한 인권 상황과 북한 독재체제에 관한 이 보고서를 포함한 3개의 보고서를 발행했습니다. 지난 4월에 출간한 보고서는20만여 명이 수감되어 있는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보고서이며, 6월에 출판된 보고서는 독재자에 관한 충성도에 따라 온 주민을 차별하는 북한의 성분 제도에 관한 자료였습니다. 이 모든 보고서 출간 기념회에 수백 명이 참석했습니다. 세계 언론도 북한인권위원회가 연구를 해온 북한 보위기관, 성분 제도와 정치범수용소에 대해서 많은 보도를 해왔으며 이젠 세계 언론은 북한인권상황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번 보고서의 저자인 켄 고스에 의하면 북한은 지난 60년 넘게 주민을 탄압하였고 김씨 일가의 권력 3대 세습에 북한의 보위기관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강압, 통제, 감시와 처벌을 담당하는 북한의 주요 보위기관들은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와 정찰총국입니다. 북한의 보위기관들은 구 소련의 지원으로 악명 높은 소련의 비밀경찰로부터 유래했습니다. 구 소련과 동유럽의 공산체제가 무너진 후 지난 23년동안 북한 정귄이 개혁과 개방을 거부하며 북한의 보위기관들도 독재자의 명령에 따라 주민들의 인권을 심하게 탄압해 왔습니다.

북한인권 위원회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은 제2의 권력세습을 이루면서 김정은 체제를 강화하는 동안 감시기구들이 국경 단속을 강화하고, 시장을 통제하며 주민들의 외부 전화통화를 감시하면서 김정은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감시. 보위기관들은 권력 세습 과정에서 권력유지를 위협하거나 권력세습 이념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 세력과 인물들에 대한 숙청, 무자비한 체포, 비인도적 처벌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리영호 총참모장과 같은 인사들을 숙청하는 것을 선군정치와 거리를 두려고 하는 것으로 보기엔 너무 이릅니다. 앞으로 북한이 점진적으로 경제 개혁과 개방을 고려할 날이 오더라도 북한의 보위기관들이 주민들을 감시하고 탄압하며 정치적인 통제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 보위기관들은 김씨 일가의 정권이 무너지면 자신들도 독재체제와 같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까 봐 고민할지도 모릅니다.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졌을 때 구 소련과 동유럽 공산주의 독재 보위기관과 비밀경찰 기관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의 운명이 어땠을까요?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 반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나 독재자이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는 사형을 당했고 몇 명을 제외한 공산당, 비밀경찰과 보위기관 간부들의 운명은 달라졌습니다. 특히 독재 정권 하에서도 해외에서 외화벌이를 담당하던 보위기관 요원과 간부들의 경우 돈과 지식이 있고 발이 넓어 공산체제가 무너진 후 기업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루마니아의 백만장자들 중에는 악명 높았던 '세쿠리타테'라는 공산주의 때 국가안전보위부 출신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루마니아뿐만 아니라, 러시아, 체코, 불가리아 등, 공산권이던 동유럽 나라들의 상황이 비슷합니다.

루마니아와 같은 동유럽 나라에서 공산주의 국가안전보위부 간부가 개방 후 기업가로서 성공했다는 사실이 그다지 큰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실패한 공산주의 정치.경제.사회 체제를 포기하고 자유 시장과 자본주의 경제에 의해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며 노력하는 생활을 할 수 있다면 그들과 하는 화해와 용서는 가능합니다. 과거 반인도적인 죄를 범했을 경우 법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하고 이런 죄를 범하지 않았을 경우 과거의 실수와 잘못을 후회하고 인정하는 보위기관 간부들과의 화해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