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리설주와 독재자 부인의 말로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17.02.07

최근 북한의 리설주 여사는 자주 나타나진 않습니다. 그러나 2011년 12월 김씨 일가 제2의 권력세습이 이뤄진 후 북한 언론에는 리설주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부인으로서, 북한의 지도자와 젊고 아름다운 아내와의 공개활동 모습을 자주 나타내곤 했습니다. 리설주는 2005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리설주는 2005년 9월 한국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육상대회에 응원단으로 참석했습니다.지난 70여 년 동안 김씨 일가의 독재정권하에 북한 지도자들의 아내들은 은둔 생활을 해 왔습니다.

이와 달리 김정은 정권 초기 약 2년전까지 리설주의 활발한 공개활동은 김정은을 우상숭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 당시 세계적으로 가장 젊은 지도자로서 김정은은 아내와 함께 다니는 무게 있는 유부남으로 보이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김정은이 북한의 지도자가 된 지 5년이 넘었기 때문에 리설주도 그리 자주 나타나진 않습니다. 리설주 라 하면 다른 독재국가들의 집권자 부인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약13년부터 미국 뉴욕에서는 "The Ladies" 라는 연극이 상연되었습니다. 연극의 주인공들은 20세기 악명을 떨친 네 명의 독재자의 부인들로, 이름을 열거해보면 북한에서 ‘로므니아’로 알려진 루마니아의 전 공산주의 독재자이던 차우셰스쿠의 부인 엘레나, 전 중국 공산주의 독재자이던 마오쩌둥(모택동)의 부인 지앙칭(강청), 전 필리핀 독재자이던 마르코스의 부인 이멜다, 그리고 전 아르헨티나 독재자이던 페론의 부인 에바 페론입니다. 연극 속에서 욕심과 야망이 많은 네 명의 여인이 같이 앉아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엄청난 권력을 쥔 독재자들은 미인을 좋아했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미인과 결혼했습니다. 중국의 독재자이던 마오쩌둥의 셋째 부인 지앙칭은 젊은 시절 미모의 여배우였습니다. 필리핀의 독재자이던 마르코스의 부인 이멜다는 미인대회에서 수상한 사람이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독재자이던 페론의 부인 에바 또한 아리따운 여배우였습니다.

이 네 명의 여인은 독재자 남편들이 정권을 잡고 있는 동안 창피함도 모른 채 많은 욕심을 부렸습니다. 루마니아의 엘레나는 국민들이 인권 유린, 식량 부족이나 언론 검열로 많은 고통을 겪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재산을 모으고 권력을 휘두르며 독재자 남편에 나쁜 영향을 끼쳤습니다. 중국의 지앙칭도 많은 권력을 누리며 남편 마오쩌둥 다음으로 힘이 센 인물이 되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에바 페론은 남편과 함께 독재자 숭배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그녀도 엄청난 권력을 행사하며 여러 나라들을 방문하면서 자신의 외모를 이용하여 독재자이던 남편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려고 애를 썼습니다. 필리핀의 이멜다 마르코스는 부패와 욕망으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그녀는 한때 ‘자신이 정확히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진짜 부자가 아니다. 나는 얼마만큼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지를 정확히 모른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독재자이던 남편들의 힘으로 권력과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고자 했지만 결국 모두 비극으로 끝났다는 점입니다. 루마니아의 엘레나 차우셰스쿠는 반공산주의 독재 혁명이 일어나 1989년 12월에 남편과 함께 사형을 당했습니다. 중국의 지앙칭은 마오쩌둥이 사망한 후 재판을 받아 1981년에 구속되었고 안 좋은 건강 상태로 감옥생활을 하다 교도소에서 나와 77세 생일을 열흘 앞두고 자살했습니다. 33세인 아르헨티나의 에바 페론은 자궁암으로 1952년에 사망했습니다. 현재 88세인 필리핀의 이멜다 마르코스도 1986년 무혈 민주주의 혁명이 일어난 뒤 추방당한 남편이 1989년 사망한 후 필리핀으로 돌아갔지만 남편 정권 때의 부패 때문에 재판을 받았습니다.

‘은하수관현악단’ 출신 가수이던 리설주의 운명이 독재자 부인의 말로처럼 결국 비극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북한을 개혁과 개방시키면서 21세기 국제사회에 참여하도록 긍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남을 것인지,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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