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수필] 공산주의 선전 문화

요즈음 북한 TV에서는 '대동강 맥주'의 동영상 광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로인해 북한이 자유시장 경제를 어느정도 고려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 할수 있습니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 움직이고 가격이 싸며 품질이 좋을수록 더 잘 팔리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가격과 품질이 비슷한 제품들끼리 광고를 통해서 경쟁을 합니다. 인기 있는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하여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품질과 가격이 비슷한 제품들끼리 경쟁하게 되면 더 매력있는 제품이 더 잘 팔릴 수 있습니다.

동유럽 나라들은 1989년까지 북한처럼 공산주의 국가였습니다. 공산주의 경제는 시장 경제와 달리 수요와 공급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중앙계획에 따라 운영됩니다. 그래서 공산주의 나라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역할과 생산 목표가 정해져 있고 소비제 수입도 많지 않기 때문에, 경쟁이 거의 없는 상태니다. 같은 종류의 제품들끼리 경쟁이 없기 때문에, 제품 선전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냉전시대에 북한과 상황이 가장 비슷하던 동유럽 나라는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였습니다. 루마니아의 독재자이던 니콜라에 차우체스쿠는 1971년 북한 방문 후 루마니아의 수도를 평양처럼 군중들이 모여 지도자를 숭배할 수 있는 광장과 거리, 커다란 건물이 있는 도시로 바꿔 놓으려 했습니다.

또 루마니아의 독재자는 북한과 같은 '주체사상'을 루마니아에 주입하려 했기 때문에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고 경제 위기에 빠졌습니다. 중앙계획경제였던 루마니아에서는 제품을 많이 팔기 위한 광고는 없으며 오직 독재자와 그의 아내를 찬양하기 위한 것들 뿐이었고, 식량 부족과 인권 유린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공산주의 언론은 독재자와 그의 아내 엘레나를 선전했습니다. 이를테면, 하루에 2시간만 방송하는 단 하나뿐인 중앙TV방송국에서 독재자와 그의 아내를 위한 독주회, 연주회만 방송되었습니다.

공산주의 시대에 독재자가 정한 식량은 그 양이 터무니없이 부족하고 품질도 좋지 않아 식품 공급 제도 또한 비효과적이었습니다. 우유, 빵 등 기본적인 식료품과 세면도구, 화장지와 같은 생활 필수품을 사기 위해 몇시간동안 줄을서야 했습니다. 가게에 들어온 식품과 생활 필수품의 양이 충분하지 못할 것을 아는 주민들이 새벽부터 온가족이 교대하여 줄을 서야 했습니다.

당시 루마니아에서 자동차 생산은 국가 독점이었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파는 국산 자동차의 질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자동차 수입을 많이 하지 않고, 경쟁할 자동차 업체조차 없었기 때문에, 품질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루마니아에서 생산되던 '다치아' 자동차 한대를 사려면 일반 사람들이 벌었던 5년동안의 연봉의 자동차값을 모두 모은 후에야 자동차를 사기위한 접수를 할수 있었고,그다음 10년정도는 기다려야 했습니다.

제품 선전의 필요성이 전혀 없던 상황에서, 몇몇의 루마니아산 자동차를 선전하는 간판이 길에 있었던 것은 제품을 위한 선전이 아니라, 시장 경제이던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모방하여 독재자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장식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제품을 팔기 위한 TV광고 또한 없었습니다. 공산주의가 무너진 후 6개월이 지난 1990년 여름 이탈리아 축구월드컵때 텔레비전 광고가 처음으로 방송되었습니다. 서독제 운동화를 선전하는 것이었는데 세계에서 유명한 그상표는 당시 루마니아에 알려지기는 했지만, 전문점이 없었습니다. 개방되기 시작한 루마니아의 시장을 정복하기 위해 그회사는 다른 경쟁자가 루마니아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그상표를 루마니아 사람들에게 미리 선전하기 위해 전문점을 열기 전에 텔레비전광고를 낸 것이었습니다.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진 후 루마니아는 경제 개혁과 개방으로 프랑스,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미국, 남한, 일본 등, 선진국의 직접 투자가 이루어져 국내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전자제품, 식료품, 직물이나 약품등의 품질이 좋아지고 수입도 많이 하는 현재, 제품 광고와 선전이 더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시장경제의 소비자들은 선전과 광고뿐만 아니라, 재료와 그제품이 신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까지도 생각하며 제품을 선택합니다. 빠른 시간내에 개방되어 그전에 없던 광고와 선전이 무수히 많아지면서 루마니아의 소비자들은 다른 도전에 맞서게 되었습니다. 이를테면, 지금은 텔레비전에서 담배 광고를 못하게 되어 있지만, 1990년대초 루마니아에서는텔레비전에서 담배 광고까지 하곤 했습니다. 또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과 탄산음료를 갑자기 많이 먹게 되어 당뇨병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이후로 여러 단계를 극복하고 유럽연합국이 된 루마니아는 유럽연합의 기준을 지키며 소비자들도 책임 있는 선택을 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공산주의 시대에 유일한 선전은 독재자를 위한 선전이었지만 루마니아 사람들은 그 선전을 그대로 믿진 않았습니다. 또한 현재 민주주의와 자유시장체제로 움직이는 루마니아에서 사람들은 여러 제품을 선전하는 광고를 보면서도 선전뿐만 아니라, 그제품에 들어간 재료나 건강에 미칠수 있는 영향까지 고려하여 선택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여러가지 루마니아의 변해온 선전 문화의 교훈을 얻을수 있을 것입니다. 경쟁 제품이 없는 북한내에서 시장을 독점하는 '대동강' 맥주의 동영상 광고는 본질적으로 의미가 전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사람들도 경제위기와 식량부족을 극복하고 여러제품을 비교하여 구입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