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북한 텔레비전에서는 '대동강 맥주'를 선전하는 동영상 광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 언론은 북한의 대동강 맥주에 대한 보도를 몇년전부터 해왔습니다.
많은 북한 사람들은 식량 위기때문에 고통을 겪고 살지만, 9년전 북한 정부는 중고 맥주 양조장을 영국의 브리티시 어셔즈(British Ushers)라는 회사로부터 수입했습니다. 평양 동쪽에 있는 양조장에서 만든 대동강 맥주, 특히 생맥주는 평양의 호프집에서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생맥주를 마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북한 사람들은 일제나 유럽제 수입 맥주보다 대동강 맥주를 즐긴다고 합니다.
술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나라만 제외하곤 맥주는 세계곳곳에서 인기가 좋습니다. 6월중순쯤 동유럽 나라 루마니아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무더운 여름을 견디는 방법을 찾으려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휴가를 내어 루마니아의 흑해 해수욕장으로 피서를 갑니다. 어떤 사람들은 지중해, 스페인, 그리스나 멀리 떨어져 있는 카리브해의 해변가로 갑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흔히 야외 식당이나 호프집, 그리고 그늘이 있는 곳에 모여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습니다.
옛날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중에서 북한과 가장 비슷한 나라는 루마니아였습니다. 왜냐하면 루마니아도 북한처럼 독재자 개인 숭배, 인권 위반과 언론 검열이 매우 심하고, 공산주의 중앙 계획 경제의 위기로 인해 식량과 전력난이 심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냉전 시대에 루마니아의 주류 산업, 특히 루마니아의 맥주 생산은 질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지만 동유럽의 공산주의 국가중 체코슬로바키아 사람들은 몇백년동안 유럽에서 인기가 아주 좋은 맥주를 만들었습니다. 그런 전통이 있었기 때문에, 체코슬로바키아의 경제가40년동안 공산주의 체제하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맥주의 전통은 계속 살아 있었고, 동유럽과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던 서유럽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끌었습니다.
옛날부터 루마니아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포도주, 그리고 알콜도수가 높은 자두주를 많이 마셨습니다. 19세기후반부터 루마니아의 자본주의 경제와 금융이 활발해지고 사람들의 생활 수준도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루마니아의 민주주의도 발전돼, 일반 사람들이 모여서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 당시 일반인들의 취미중 하나였습니다. 사람들은 모여서 토론할 때 도수가 높은 양주보다, 비교적 도수가 낮은 맥주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도수가 낮기 때문에 몇잔을 마시더라도 취하지 않은 상태로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제와 정치가 발전하면서 맥주 산업도 발전되고, 포도주나 자두주를 마시던 예전과 달리 맥주를 마시는 사회적 경향이 생겼습니다. 제2차 대전 직후 루마니아가 공산주의 국가로 변한 후, 맥주 산업도 위기에 빠졌습니다. 모든 산업이 국유화 되면서 소규모의 맥주 양조장이 없어졌고, 루마니아에서 생산되는 맥주는 두세가지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맥주 생산은 국가 독점이었기 때문에, 경쟁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맥주의 맛과 질은 점점더 약화되었습니다.
옛날보다 맥주의 맛이 별로인데도 공산주의 시대의 루마니아에서 호프집들은 계속 운영되었습니다. 맥주의 맛은 그렇다 치고 맥주집의 분위기는 공산주의 비밀 경찰의 심한 감시때문에 많이 변했습니다. 루마니아의 독재자이던 차우체스쿠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중 하나가 사람들이 모여서 공산주의 독재, 인권 위반과 공산주의 정부의 경제적인 실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호프집에 모여 옛날처럼 자유롭게 이야기를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비밀 경찰은 사람들이 모여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할 수있는 장소를 없애려고 했습니다. 따라서 비밀 경찰은 호프집에서 정부의 밀고자와 비밀 경찰 요원의 시야를 막을 수 있는 커튼까지 없앴습니다.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진 다음 루마니아의 맥주 산업과 호프집의 토론 문화는 다시 부활했습니다. 경제가 개방되면서 소규모의 맥주 양조장들이 곳곳에 많이 생겨, 수백종류의 국산 맥주는 수입 맥주와의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실내나 실외 호프집에 모여, 맥주 한잔 하면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유럽으로부터 기술을 수입해 북한에서 질이 좋은 맥주를 생산한다는 것은 긍정적인 일입니다. 앞으로 많은 북한 사람들이 맛있는 대동강 맥주를 즐길수록 북한의 경제도 조금이나마 더 회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북한 사람들이 몇명씩 모여 시원한 대동강 맥주를 마시면서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다면 북한의 정치와 사회도 좀더 개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동강 맥주가 평양에서 사는 외국인과 북한의 간부들만 즐길 수 있는 것이라면 미래를 위한 길에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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