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자 노동신문은 오는 12월에 있을 남한 대통령 선거를 반 6•15세력과 6•15세력의 대립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물론 북한 집권층의 선전기구인 노동신문이 말하는 반6•15세력은 새누리당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노동신문은 '반 6•15세력은 참패를 면할 수 없다'는 제목까지 내놓았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보기엔 정말 우스운 이야기입니다. 왜 그러냐 하면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로, 노동신문이 참패를 면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반 6•15세력으로 묘사한 새누리당이 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둘째로는 새 누리당에 반대하는 진보 세력 중에서도 6.15공동선언과 특히 10.4공동선언을 반대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가 우스운 말이라고 하는데는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북한 어용언론의 주장과 달리 올 대통령선거에서 북한 문제는 중요한 쟁점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북한 언론은 남조선 소식을 보도할 때 남한 사람들이 북한 문제, 대북 정치 등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처럼 보도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남한 사람 대부분은 북한이란 나라에 대해 관심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북한이 시끄럽게 하지 않고 도발을 하지 않으면 남한 주민들은 북한의 존재를 잊고 살아갑니다.
이러한 무관심은 특히 젊은 사람들, 20~30대 나이의 사람들 가운데 제일 심합니다. 그들은 태국이나 프랑스와 같은 나라에 대해서 북한보다 더 잘 알뿐만 아니라 관심도 많습니다. 분단이 오래 갈수록 남북한의 격차가 심화되어 남북이 함께 공유하는 경험과 가치가 사라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같은 무관심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닙니다. 객관적으로 말하면 북한에 대한 무관심은 통일을 이루기 더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통일 이후에도 남북 통합을 위협하는 것입니다. 남북 사회의 커다란 차이점은 경제수준 격차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차이가 심합니다. 이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잘 사는 남한은 어렵게 살고 있는 북한을 이해해야 되고 민족 연대성을 느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민족적 유대감이 점점 약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남한의 현실을 생각해보면 연말에 있을 남한대통령 선거에서 투표에 나설 남한 사람들은 6.15공동선언이나 대북 정책, 김정은의 행동방침 등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을 것입니다. 남한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본 문제는 남한의 경제 성장 유지, 사회복지 확대, 대중국, 대미국 외교입니다. 북한이 어떻게 주장하든 현재 남한의 선거에서 대북정책은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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