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북한의 부모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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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북한 시골 학교에서 외국어 과목이 사라졌습니다. 북한 교육자들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는 북한에서 외국어 교육을 비롯한 기초 지식교육은 점점 어려워 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으면서 저는 북한의 미래가 걱정됐습니다. 북한 경제는 조만간에 좋아질 것입니다. 북한 독재정권도 영원히 정권을 유지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경제개발과 민주화의 길에 접어들면서 북한은 많은 어려움과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교육수준이 높고 현대 기술과 과학을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북한이 어렵게 살다보니 많은 어린이들이 학교를 다니기보다 장마당을 헤매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희망하는 것은 북한 교육자들과 북한 학부모들이 이렇게 어려운 조건 아래서도 나라의 미래인 어린이들을 잘 교육하고자 노력하는 것입니다. 지금 북한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은 교육밖에 없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좋은 집이라고 생각하는 주택은 경제개발을 시작한 뒤에는 별 가치가 없을 것입니다. 북한 사람들이 고액이라고 생각하는 천 달러는 남한과 같은 선진국에서 매월 생활비의 절반정도의 가치입니다. 하지만 좋은 교육은 언제나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꼭 배워야 할 과목이 있습니다. 거짓말과 왜곡이 많은 김일성, 김정일 혁명역사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변화에도 가치를 유지할 지식은 수학, 물리학, 화학과 같은 자연과학입니다. 또 영어와 중국어를 비롯한 외국어, 그리고 컴퓨터 지식은 중요합니다. 그래서 지금 어렵다고 하더라도 어린이들을 장마당으로 보내는 것보다 학교로 보내고 그들에게 교재를 준비해주고 그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저도 사회주의 소련의 노동자 가족 출신입니다. 우리 어머니께서는 사회주의 제도에서 자식들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유산은 교육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올바른 선택이었습니다. 북한에서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새로운 북한의 미래는 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