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북한의 세대교체가 반가운 이유

란코프 ∙ 한국 국민대 초빙교수
2012-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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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을 보면 북한에서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 세대교체는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미래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세대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이 그들의 부모 세대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새롭게 물갈이된 이들은 35세 미만입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미 공급세대입니다. 그들은 평생 배급을 받은 적이 거의 없습니다. 젊은 세대는 공장에 다녀서 먹고 사는 것보다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는 것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세대입니다. 즉, 그들은 국가 경제보다 개인경제 덕분에 살아남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젊은 사람들에게 국가는 국민에게 모든 것을 다 해줄 수 있는 세력이 결코 아닙니다. 오늘날 북한 인민에게 오히려 국가 간부들은 뇌물을 달라고만 하는 골치 아픈 존재일 뿐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그래서 부모들과 달리 주체사상이든 공산주의 사상이든 별로 개의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부모는 김일성만 믿고 조금만 견디면 아름다운 사회가 올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김일성과 김정일이 약속했던 지상낙원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젊은 사람들은 그들의 부모가 수십 년 동안 믿어 왔던 국가의 선전을 더 이상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들은 주체사상뿐 아니라 어떤 사상도 믿지 않습니다. 북한 독재 정권이 주입한 이념뿐만 아니라 어떤 이념이라도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사상 동원 대상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북한 정권과 보안부와 보위부와 같은 권력기관들을 무섭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김일성 시대보다 수용소 등에 잡혀 들어간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정권을 무서워하긴 하지만 부모세대만큼 무서워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들은 해외생활, 특히 남조선 생활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의 부모는 북한이 세계에서 잘 사는 나라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젊은 북한 사람들은 북한이 아주 못사는 국가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중국이나 러시아, 특히 남한이 북한에 비해 훨씬 더 잘 산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새로운 시대의 탄생은 북한 체제유지를 매우 위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젊은 사람들은 감시하기도 어렵고 세뇌 교육하기도 어렵습니다. 그 사람들은 노동당과 정권을 믿는 것보다 서로를 믿게 되었습니다.

조만간 그 젊은 사람들의 생각은 북한 인민 대다수에게 번질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북한 통치자들은 훨씬 더 어려운 문제에 부딪힐 것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북한 민주화 운동을 시작할 세력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것은 먼 미래의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세월은 빨리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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