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세월호 참사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4.05.15

최근 남한에서는 여객선 세월호 침몰 참사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휩싸여있습니다. 이 사건은 남한이 90년대 초 이후 겪어보지 못한 대규모 사건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분위기는 이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세월호 사건을 보면 남한 사회의 약점과 장점이 다 드러나고 있습니다. 남북한의 차이 또한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생각됩니다.

세월호침몰 사건은 4월 16일 아침에 발생하였습니다. 아직 잘 알 수 없는 이유로 인천에서 제주로 운항하던 세월호는 오전 8시 52분에 급선회를 시도했고 배가 급격하게 기우는 바람에 한 시간 반 만에 침몰했습니다. 승객들을 구조해야 할 승무원들이 있었지만 선장을 비롯한 일부 승무원들은 선박에서 먼저 빠져나왔고 승객들에게는 방송을 통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잘못된 방송을 했습니다.

이 참극으로 300여 명이 사망하였습니다. 사망자들 중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세월호를 운행하던 여객선회사 청해진해운이 더 많은 승객과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선박을 개조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선박을 개조할 당시 전문가들은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경고를 했지만 이를 감독해야 할 남한의 공무원들은 이 경고를 무시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사건은 남한이든 북한이든, 영국이든 러시아든 어디에서도 생길 수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남한의 선박 소유자들이 돈을 조금 더 벌기 위해 안전을 무시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도 속도전을 진행하는 간부들은 더 빨리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동자들로 하여금 개인 안전은 무시하도록 강요합니다.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나, 더 높은 직급으로 가기 위해 일하는 보통 사람들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 간부들이나 자본가들은 어느 사회에나 다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의 기본의무는 그러한 사람들의 이기주의를 통제하고 극복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입장에서 본다면 남한사회는 좋은 특성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처음 사고가 나자마자 남한 언론은 사건에 대해서 즉각적으로 보도하였습니다. 사건이 발생한지 15분이 경과하였을 때 남한 언론은 이 사건을 보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바로 그 때문에 일반 어부들까지 사고가 생긴 것을 알게 되었고 승객들을 구조하기 위해 사고가 난 바다로 이동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생존자들이 더 많았습니다.

둘째로 북한에서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면 북한 당국자들은 사고가 발생한 것 자체를 국가기밀이라며 비밀에 부쳤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비밀에 부치면 구조 작업을 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건 이후 남한 경찰과 검찰을 비롯한 사법기관이 사고원인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남한 사법당국의 조사 과정은 언론과 주민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감시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감시 때문에 힘이 많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책임을 회피하기가 어렵습니다. 정부기관이나 공무원 사업가들은 정부를 반대하는 야당, 그리고 야당성향의 언론으로부터 많은 감시를 받게 됩니다. 그 때문에 아무리 힘있는 사람이나 고위 공무원이라 해도 잘못을 숨기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에는 자유로운 언론이 없기 때문에 사건 상황은 일부 간부들이 전하는 말에 의해서만 알 수 있습니다. 거기에 북한의 언론은 철저하게 당국의 통제를 받기 때문에 사건을 사실대로 보도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정부의 지도층이 실제 사건을 조사한다 할지라도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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