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외국인 노동자에 매력적인 한국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4.06.12

북한 사람들은 평양에 외국인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북한 선전 일꾼들은 평양이 지방도시보다 많은 특권을 갖고 있는 도시라는 점을 위신 세우기의 한 방법으로 사용합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세계의 도시들에서 평양처럼 외국인들이 적게 체류하는 도시는 찾기 어렵습니다.

북한은 모든 통계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에 평양에 체류하는 외국거주자 숫자가 정확히 얼마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그 숫자를 추정해 볼 수는 있습니다. 화교들을 제외하면 평양에 장기적으로 체류하는 외국인들은 채 1천 명도 되지 않습니다. 지방에는 외국인들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천명도 되지 않는 외국인 체류자가 많은 인원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너무 작은 숫자입니다. 2014년 4월을 기준으로 남한에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들은 164만 명에 달합니다.

노동 신문과 같은 북한 선전수단을 주로 접하는 북한 주민들은 남한의 이와 같은 통계를 알게 되면 미국인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을 너무 몰라서 하는 생각입니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남한에 생각보다 미국인들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면 깜짝 놀라곤 합니다. 통계자료를 보면 남한에 체류하는 미국사람들은 전체 외국인 인구의 9% 정도에 불과합니다. 제일 많은 체류자들은 중국사람들입니다. 외국인 체류자 164만 명 중 중국사람들은 83만 명입니다.

그들 가운데는 사업이나 유학 때문에 온 사람들도 있고 친척방문 때문에 온 조선족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사람 대부분은 남한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 왔습니다. 한국에 와 있는 중국사람 4분의 3은 노동자들입니다.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사람들이 남한에 많이 오는 이유는 높은 소득 수준 때문입니다. 중국 노동자들은 남한 사람들이 어려워하거나 위험하여 기피하는 일들을 맡아 합니다. 중국 노동자들은 보통 공장이나 건설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매월 150만 원에서 200만 원 정도의 임금을 받게됩니다. 미국 돈으로 보면 1,500달러나 2,000달러에 해당됩니다. 잘 사는 남한 사람들이 보기에 이것은 별로 큰 돈이 아닙니다. 남한 사람들은 이 정도의 돈을 벌기 위해 어려운 일을 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사람들이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 온 사람들은 중국사람들뿐만이 아닙니다. 2014년 4월 현재 한국에는 12만 명의 베트남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 또한 어려운 노동일을 하는 노동자들입니다. 구소련 지역에 속했던 우즈베키스탄 사람 4만 명, 필리핀 사람은 5만 명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들 또한 비슷하게 공장이나 건설 현장에서 땀을 흘리며 일하는 미숙련 노동자들입니다.

물론 한국에 와있는 외국인 체류자들이 노동자들뿐만은 아닙니다. 외교관이나 유학생들 그리고 한국회사에 다니는 외국인 회사원들까지 참으로 다양한 직업을 가진 외국인들이 거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체류자의 구성을 보면 노동자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사실을 감안할 때 외국사람들에게 한국생활이 얼마나 매력적인가를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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