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식량 사정이 많이 어려워진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9월, UN의 식량농업기구는 내년 북한의 식량 부족분이 170 만톤 이상이라고 추산했고 가을걷이가 한창인 10월에는 남한 언론에도 비슷한 보도가 나왔습니다. 또, 북한에서 나온 많은 내부 소식들도 식량 부족을 확인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2010년 북한이 또 한 번의 '고난의 행군'을 경험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식량난이 불가피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는 기근이 발생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판단하는 제일 큰 이유는 바로 북한 정권입니다. 북한 정권은 그 동안 외국에 식량 원조를 요구하는 방법을 잘 익혀왔습니다.
현대 세계의 높은 농업 기술 때문에 사람들이 굶어 죽는 기근은 사실 굉장히 예외적인 상황입니다. 그래서 기근이 발생한 국가는 이 사실을 인정하고 국제 사회에서 도움을 요구하면 원조를 받을 수 있습니다.
1990년대에 북한 정권은 기근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수십 년 동안, 북한을 낙원과 같은 국가로 묘사하는 거짓 선전을 해왔으니 사람들이 굶어 죽어 간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리기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 그렇지 않습니다. 동아시아 최대 빈국, 북한의 사정은 이미 세계 곳곳에 알려졌고, 이제 북한은 사정이 어려워진다면 원조 요청을 하고 식량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중국의 입장도 아주 중요합니다. 중국은 김정일 정권에 대해 불만이 많지만 동북아에서의 위기를 바람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지금도 대북 지원을 하고 있고 북한 내 식량 사정이 더욱 어려워지면 보다 더 많은 식량을 제공할 것입니다.
그리고 김일성 시대에 자력갱생을 선전했던 북한 당국자들이 무역의 의미를 알게 됐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최신 보도를 보면 북한 당국자들은 식량 수입을 위해 무역을 촉진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이유로 올 겨울, 식량 부족 상황에서도 제 2의 고난의 행군이 반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올해의 식량 위기는 다시 한 번 북한 체제의 문제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근을 극복하고 식량 문제를 해결한 아시아 대륙에서 굶어 죽을 걱정을 하는 사람들은 오직 북한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1990년대에 북한당국은 식량난이 큰물 때문에 생겼다고 선전을 했습니다. 이번에 또 그들이 어떤 핑계를 가지고 어떤 선전을 할 지 알 수 없지만, 식량 문제의 기본 이유는 북한 경제 구조 때문입니다.
북한 정권이 개혁을 피하고 시대착오적인 농업 구조를 유지하는 동안, 북한이라는 국가는 세계 무대에서 계속 식량 원조를 요구하는 국제 거지의 신세를 면할 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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