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한반도 통일 바라는 국가 미국뿐

란코프-한국 국민대 초빙교수
2012-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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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언론의 주장을 보면 남북통일을 가장 원치 않는 나라는 미국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멉니다. 사실상 남북통일을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강대국은 별로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강대국에 비하면 미국은 남북통일을 덜 반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어느 정도 지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은 이 말을 미국의 선전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미국인이 아닌 러시아인이며, 미국 대외정책에 대해서 오해하는 바도 없습니다. 미국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무력과 정치 압력을 쉽게 쓸 수 있는 강대국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남북통일의 경우 미국은 친(親)통일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이 통일을 반대하지 않거나 지지하는 이유는 미국의 민주정치나 사상 때문이 아닙니다. 국제관계에서 윤리나 사상은 그리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국가 이익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국가이익을 감안해 남북통일을 지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현재 한반도 상황을 보면 남북통일이 된다면 불가피하게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경제적으로 소인이라면 남한은 거인입니다. 1인당 총생산액을 보더라도 남한은 북한에 비해 적게는 15배, 많게는 40배나 높습니다.

남한과 북한이 통일에 대한 협의나 회담을 시작할 경우에도 인구도 많고 경제력이 훨씬 더 큰 남한이 통일국가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통일 국가는 미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게 될 것입니다. 중국의 영향이 확대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는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통일 한국이 미국과 동맹관계가 되지 않을 경우에도 통일은 미국 국가이익에 부합될 것입니다. 그 이유는 중국 때문입니다. 미국의 전략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중국의 성장입니다. 그러나 통일된 한국은 중국의 영향권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남북한이 통일될 경우 최근 북한에서 막대하게 커지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도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것 역시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좋은 소식입니다.

오히려 통일국가가 될 한국은 중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특히 중국 동북 삼성에 사는 조선족들에게도 파급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이것도 미국 입장에서 보면 환영할 수밖에 없는 변화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통일을 반대하지 않는 유일한 강대국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미국이 남북한의 통일을 격려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발적인 통일이 다가온다면 미국은 그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다른 주변 강대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이 한반도 통일을 어느 정도 반대할 수 있다는 것도 한반도가 대비해야 할 일 중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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