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외국 투자에 대한 부당한 압력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5.06.04

얼마 전 저는 중국 연변 지역에 다녀왔습니다. 이 지역에는 북한과 무역이나 경제협력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라선 특구에서 경제협력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평양을 비롯한 북한 국내를 오가면서 많은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번에 연변에서 받은 인상은 참으로 모순된 것이었습니다.

연변에 거주 중인 사업가들로부터 북한의 국내상황뿐만 아니라 그들이 북한에서 하고 싶은 사업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대답은 조금 모순적입니다. 한편으로 만나 본 사람들 대부분은 북한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북한과의 경제협력 규모를 확대시킬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들 중에서 두 세 명 정도는 현재 북한에 투자해놓은 돈을 점차 조용하게 회수하기 시작하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이 북한의 상황을 긍정적을 평가하는 주된 이유는 6∙28방침과 5∙30조치 이후의 북한 경제가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북한이 이러한 방침을 그대로 지속한다면 추후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경제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당국자들이 외국의 투자를 다루는 방법에 있어 아무런 변화를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현 단계에서 북한과 경제협력을 확대하거나 할 의향이 없다는 것입니다. 바꾸어 말하자면 북한과 경제협력을 하는 외국인 사업가들 대부분은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상황에 대해 낙관적이지만, 단기적으로 본다면 이미 투자한 자본마저 회수할 만큼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자들은 아직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사업논리를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사업가들의 논리 기반은 이익추구뿐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기본적인 목적은 북한에 투자를 함으로써 이득을 얻는 것입니다. 북한은 원래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투자로 위장한 원조를 많이 받았습니다. 구 소련 및 중국이 이러한 원조를 많이 제공하였습니다. 말로만 투자이지, 사실상 정치적인 전략 때문에 제공한 무상원조와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가짜 투자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북한에서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면 북한에서 사업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자들은 외국 사업가들이 북한에서 돈을 벌기 시작하면 이것이 북한의 경제적 손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인들이 북한 내에서 사업을 통해 돈을 많이 벌면 북한 측은 이러한 사업이득을 해외로 보낼 수 없도록 하고, 원래 약속에 없었던 세금까지 부과하며 이런 저런 방법으로 지나치게 압력을 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이것은 예외적으로 몇몇 사례에만 적용된 것이 아닙니다. 북한에서 이러한 쓰디쓴 경험을 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정말 많습니다.

특히 지난 1~2년 동안 북한 정부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국 출신의 사업가들에게 더 많은 압력을 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결국 북한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중국 사업가들 가운데 조용하게 철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그들이 정말 한꺼번에 북한과 사업을 그만둔다면 북한은 심한 타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개인사업이나 국제적인 사업에 있어서도 신용과 명예는 아주 중요합니다. 북한이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나라로 세계에 알려진다면 투자를 유치하기는 더욱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경제성장을 위해 너무나도 중요한 외국 자본의 유치를 더욱 잘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의 지도층은 옛날의 잘못된 버릇을 버리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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