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한,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는가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7-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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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7월에 두 차례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것은, 한반도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에서의 전략적인 상황에 크나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것입니다. 북한 관영언론과 북한 선전 일꾼들뿐만 아니라 북한 외교관들과 전략가들까지 이와 같은 변화가 북한의 전략적인 지위를 높이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모든 큰 변화에서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지금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개발로 미국 대륙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남북한간 전쟁이 발발하더라도 미국의 참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한편 생각하면 사실일 수도 있지만, 이와 같은 상황변화에 남한측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1950년에 북한은 남한을 침공하였습니다. 물론 북한측은 침략자들이 남조선과 미제라고 여전히 주장하고 있지만, 구 소련과 중국의 비밀자료가 거의 다 공개되었습니다. 이 자료를 보면 김일성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는 남한을 침략하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1947년부터 소련과 중국에게 간청했으며, 1950년 1월에 마침내 허락을 받았습니다. 물론 허락 뿐만 아니라 무기도 다 받았습니다. 당시에 북한을 이끌었던 김일성과 박헌영을 비롯한 고급 간부들은 자신이 침략자들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남조선을 해방하는 혁명가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시의 상황을 보면 남조선 정부도 무기와 힘이 있었더라면 북한을 공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전쟁을 시작한 사람들은 소련의 허락을 받은 김일성과 박헌영이라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역사의 진실입니다.

그 때문에 이 사실을 잘 기억하는 남한사람들은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고 미국의 한국방위를 방해할 것 같은 북한이 다시 한번 무력통일을 시도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당연히 생겼습니다. 1950년에 일어난 전쟁이 2025년에 일어나지 말라는 이유가 별로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남한 정부와 남한사람들은 북한에 의한 무력통일의 길을 가로막는 방법을 당연히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대다수는 여전히 미국과 군사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 상상하지도 못했던 주장이 많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 주장은 남한도 핵을 개발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북한은 청와대나 서울을 피폭할 수 있기 때문에, 남한도 김정은의 특각들과 평양을 피폭할 능력이 있어야 제2차 무력통일 시도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술적인 입장에서 보면 남한은 핵무기를 2~3년 내에 쉽게 개발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외교 압박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압박은 옛날만큼 심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남한이 핵을 개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한 사회는 너무 잘 사는 사회이니까 핵개발에 따르는 불가피한 국제 제재 때문에 경제가 조금 흔들리기 시작하면 경제적인 어려움을 무릅쓰면서 까지 핵개발에 매달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남한은 민주국가이니까 국민들은 아무 때나 정부의 정치적 노선을 바꾸도록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남한의 핵개발 가능성이 그리 높지는 않아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게 되었습니다. 남한이 핵을 개발한다면 그 즉시 일본도 핵을 개발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일본과 남한, 그리고 북한의 영향을 받고 중국에 대해 공포가 많은 대만과 베트남까지 핵개발이 가능할 것입니다.

결국은 동아시아는 10년이나 15년 이내에 핵무기가 제일 많은 지역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이것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닙니다. 핵무기와 핵보유국가가 많을수록 핵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직은 단언할 수 없지만, 2017년 7월에 북한은 위험이 가득 차 있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 생각할 근거가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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