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핵동결에 거는 희망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7-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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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북핵문제는 당연히 세계인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 대륙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했기 때문에 아시아의 전략적인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은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든 러시아이든 중국이든 외교관들이 비핵화 이야기를 강조하면서도 마음속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이 아예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유감스럽지만 이러한 상황은 사실입니다.

물론 비핵화가 불가능한 이유는 북한 정부의 태도 때문입니다. 북한은 핵무기가 있어야 체제유지가 가능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들의 생각이 근거가 있을 수 있지만 북한의 핵무기개발 자체는 장기적으로 말하면 국제 질서를 매우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세계적으로 핵확산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런 사실을 감안한다면 북핵문제를 해결해야, 핵무기 확산을 막을 수 있고 현재의 국제질서가 무너지는 위협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비핵화를 할 생각이 0.01%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는 유일한 방법은 북핵 동결입니다. 핵 동결이라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북한이 더 이상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면 미국과 남한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은 북한에 지원을 제공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정치적 양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북한은 한편으로는 핵 개발과 미사일 개발을 위해 여전히 노력할 것입니다. 하지만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동결된 경우 핵과 미사일 발전이 많이 느려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아무 때나 북핵동결이라는 타협을 파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핵동결에 합의했던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다시 시작한다면 미국과 남한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받고 있는 지원과 정치적 양보는 즉시 중단될 것입니다.

제가 볼 때 핵, 미사일 동결은 현실적으로 꽤 쓸모있는 타협이 될 수 있습니다. 북한측은 이미 개발한 핵무기와 미사일을 여전히 보유할 수 있기 때문에 핵 억제수단을 가지게 됩니다. 반대로 아시아지역의 안전을 위협하고 남한, 일본, 대만과 베트남까지 핵무기 개발을 초래할 수 있는 핵확산 움직임은 정지될 것입니다. 바꿔 말해서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핵동결에 합의한다면 북한측이나 미국도, 중국도 그리고 관련국가들도 얻을 수 있는 게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핵동결 합의에 대한 당사국들의 의지의 유무입니다. 현 단계에서 북한도, 미국도 핵동결을 받아들일지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특히 미국은 그렇습니다. 미국측은 아직 대북 제재에 대한 전략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북한과 거의 무역을 하지 않는 미국이 직접적으로 북한을 압박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을 통해서 압박을 가하려 합니다. 요즘에 미국은 북한과 무역거래를 하는 사람과 기업소를 대상으로 하는 제재, 즉 세컨더리 보이콧에 대한 기대가 큰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미국의 대북제재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대북제재로 북한경제가 흔들린다 해도, 고난의 행군 시기처럼 아사자들이 다시 발생해도 북한 지도부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현 단계에서 보면 대북제재가 별 효과가 없기 때문에 북한에서 다시 대량의 아사자들이 생길 가능성도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이런 현실을 언제 이해할 지 알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민주국가입니다. 이와 같은 핵동결 협상을 제안하는 대통령이나 외교관들은 심한 비난을 받을 것입니다. 미국 대통령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아닙니다. 절대권력이 없습니다. 그 때문에 국민들의 비판과 비난을 무시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도 제 생각에는 북핵해결의 가능한 방법은 여전히 핵동결입니다. 핵동결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한반도에서의 긴장 완화도 이루기 어렵고 세계적인 핵무기 확산을 방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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