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 언론이 러시아와 북한의 경제협력관계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이 이번에 논의한 사안은 러시아와 북한을 잇는 한반도 철도연결 및 남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가스관입니다.
그러나 제가 지난주에 말씀드린 것처럼 현 단계에서 러시아와 북한 사이에 순수한 경제협력은 어렵습니다. 쉽게 말하면 러시아 측은 북한에게 얻을 것이 별로 없습니다. 왜냐하면 러시아는 품질이 매우 낮은 북한공업품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북한 지하자원도 러시아 입장에서는 특별히 매력적인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북한이 러시아에 비싼 대가를 받고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북한의 지리적인 위치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요즘 러시아는 남한과 일본과의 무역이 활발해졌습니다. 북한이 자국의 영토를 통과하도록 허가한다면 러시아는 남한과 일본과의 무역을 더 쉽게 할 수 있고 따라서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그 때문에 러시아 측은 남북철도연결, 그리고 러시아와 남한을 연결하는 가스관 건설에 대해서 관심이 많습니다.
이 사업의 경우 러시아는 남한과의 무역에서 더 큰 이익을 챙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북한정권의 입장에서도 가스관은 그리 위험한 것이 아닙니다. 북한 정부가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에 대해 걱정스럽게 생각하는 이유는 북한주민들이 외국인들과 같이 일할 경우 외국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스관은 정치적으로 말하면 위험한 사업이 아닙니다. 러시아는 북한에 토지 사용료만 지불할 뿐 북한 주민들과 별 접촉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러시아 입장에서도, 북한입장에서도 가스관은 매력적인 사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북한으로서는 자국 주민들이 외국 사람과 어떤 접촉도 하지 않고 토지 사용료만으로 이득을 챙길 수 있습니다. 또 러시아로서는 잘 사는 남한으로 자연가스를 많이 수출해 엄청난 소득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계획은 문제점이 좀 있습니다. 제일 심각하게 우려되는 것은 정치적 안정입니다. 가스관 건설은 경제적으로 많은 비용이 드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현 단계에서 투자규모를 정확하게 추산할 수는 없지만 대략 40억 달러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엄청나게 큰 액수입니다. 또 건설을 한 번 시작하면 철수하기 어렵고 이미 투자한 돈을 되돌려 받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든, 미국이든, 남한이든 간에 강경파의 힘이 세진다면 건설을 지속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북한이 가스관을 사용할 수 없게 하는 등 다시 한 번 외교수단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정책을 선택한다면 사업 자체가 흔들릴 것입니다. 그래서 러시아의 회사는 가스관 건설을 언제 시작할지 알 수 없습니다. 가스관 건설은 매력적이지만 매우 위험한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