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북 물가상승 심상찮다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2-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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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북한경제 사정이 점차 좋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을 뒤집을 수 있는 위험요소가 많은데 이런 장애물 중 가장 위험한 것은 가파른 물가상승 즉, 하이퍼 인플레이션 (hyper-inflation)입니다. 2012년 1월 북한의 쌀 1kg 가격은 3천 원 정도였지만 최근 7천 원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급격한 물가상승이 멈출 조짐은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는 쌀 가격뿐만 아니라 모든 식량과 소비품에도 해당됩니다.

지난 역사가 잘 보여주듯 고속 물가 상승을 예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입니다. 현대 경제를 잘 모르는 북한의 고위 간부들에게는 이 문제가 특별히 어려울 수 있습니다. 북한 고급 간부들은 국가의 절대적인 힘을 바탕으로 아무 때나 명령으로 물가를 묶어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이런 시도를 몇 번 하였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국내경제 혼란만 야기하고 아무런 효과도 얻을 수 없었던 2009년 화폐개혁이었습니다.

물가상승을 가져온 원인은 무엇입니까? 쉽게 말하면, 나라경제에서 팔리는 상품이 다양하지 못하고 화폐를 많이 발행하는 상황이 불가피하게 초래한 결과입니다. 화폐가 늘어나는 데 비해 물건이 귀하게 되면 당연히 물건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화폐가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경우 국가의 부주의한 화폐정책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화폐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찍어내 발행하면 물가상승은 불가피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정부가 써야 할 돈, 즉 재정지출이 정부가 벌어들인 돈, 그러니까 재정수입보다 더 많아지게 되면 정부는 화폐를 발행함으로써 재정적자를 임시적으로 해결하려 합니다. 북한 정부는 모든 경제 통계를 비밀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화폐발행고를 알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심각해진 물가상승 현상을 감안하면 북한 정부가 최근 들어 대량적으로 화폐를 발행한 것이 확실합니다. 가장 그럴듯한 설명으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등장 이후 북한 정부가 비싼 행사를 치르기 위해 돈을 마구 찍어낸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아주 위험한 정책입니다. 이렇게 발행한 돈은 가짜 돈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일시적으로 경제문제를 완화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야기할 수밖에 없는 정책입니다. 그래서 제가 조언하고 싶은 얘기는 북한정부 및 조선중앙은행이 이와 같은 위험한 정책을 포기하리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만 북한 경제가 좋아지고 국민생활이 개선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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