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호 칼럼]금강산 총격, 북은 남북 공동조사 응해야
2008-07-14
11일 아침, 금강산 관광지에서 남한 관광객인 박왕자씨(53)가 북한군 총격을 받고 사망한 사건은 한국 국민들에게 크나 큰 충격과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북한군이 남측에 통보한 사건 상황만 보아도 너무 끔직하고 그 내용이 정상적인 사고로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박왕자씨는 평범한 한 가정주부다. 한국 국민들은 동포 여성 관광객에게 총격을 가해 사망케 한 북한의 행동에 크게 분노하고 심지어 북한 체제를 위해 남·북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성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있다.
무엇보다 박왕자씨가 이른 아침에 해변 산책을 나갔다가 북한군의 총격을 받은 시간과 장소는 북측 통보대로 라고 해도 남한 관광객이라는 것과 옷차림으로 보아 여성임을 육안으로 충분히 식별할 수 있는 시간이며 거리인데도 총격을 가한 것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상황이다. 더구나 현장사진에는 박씨가 산책한 백사장 끝 통제 구역엔 연결된 철책 없이 높이 1-2미터의 모래 언덕만 있어 산책객이 무심코 넘어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설령 북측 말대로 박씨가 통제구역 안에 들어갔다고 해도 일단 붙잡아 신원을 확인 한다든가, 해명이 될 때 까지 잠시 보호조치를 하는 것이 정상적인 대응일 것이다. 한국정부는 북측이 남·북 당국 간에 합의한 남한 관광객 신체 불가침 합의서를 위반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도 북측은 오히려 남측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있으니 대북 구호단체 한 인사의 말대로 ‘아무리 이해하려야 이해할 수 없는 북한’의 행동이다.
북한은 남·북 공동조사 요구조차 거부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 사건으로 얼마나 많은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될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북한의 큰 ‘달러 박스’인 금강산 관광 잠정 중단으로 외화 수입 타격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큰 이미지 손상을 입게 됐다. 벌써 서방 세계에선 북한 관광을 ‘공포의 관광’으로 부르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북한 동포들이 겪고 있는 식량난 소식을 매일 같이 들으며 북쪽에 식량과 의약품을 보내려는 남쪽 시민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연하게도 사건이 일어난 11일 남·북한 당국의 전면적인 대화 재개를 제의한 한국 정부에게도 회의적 국민 여론이 작용할 것이다. 남측의 대화 제의에 대한 북측의 거부도 한국 국민의 대북 불신감을 부추길 뿐이다. 지금 남한 내에선 이 사건에 대한 남·북한 공동 진상조사와 북한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게 일어나고 있다. 워낙 북측 발표에 대한 납득할 수 없는 의혹들이 많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서
사건 내용이 사실이라면 남측의 공동 조사 요구를 거부할 이유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진상을 확실하게 규명해 사과할 것이 있으면 사과하고 사건 관련 책임자에 대해 책임을 묻고 남쪽의 가족에게도 적절한 보상을 하는 것이 남·북관계의 악화를 막고 북한에게도 이득이 되는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