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베이징올림픽의 북한

2008-08-19

지난 8일부터 시작된 베이징올림픽에서 북한은 남북대결을 조장하는 태도를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우선 북한은 남북대표단의 개회식 공동입장에 대한 논의를 거부했습니다. 그동안 국제경기 개회식에서 남북선수단은 사이좋게 함께 입장을 해왔는데 북한은 이번 베이징올림픽 공동입장에 대해서는 거부했습니다.

뿐만아니라 북한은 입장순서 마저 트집을 잡아 바꿔버렸습니다. 입장순서는 중국의 한자 간체자로 쓴 국명의 첫 글자 획수를 기준으로 남한은 177번째, 북한은 178번째로 결정됐다고 공식발표까지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은 남한 바로 뒤에 따라 들어가는데 대해 올림픽조직위원회와 중국 정부에 항의해 남북한 선수단이 4개국을 가운데 두고 따로 떨어져서 입장하게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브루나이가 최종적으로 이번 올림픽에 불참하는 바람에 참가국은 204개국으로 최종 결정되었고 따라서 남북 선수단의 입장순서도 당초 발표됐던것 보다 하나씩 땡겨졌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주재한 오찬에서도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같은 원탁 테이블에 앉은 남한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쌀쌀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우방궈 위원장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세 번째, 김영남 위원장은 왼쪽으로 세 번째 자리에 앉았습니다. 이대통령은 앉기 전에 각국 대표들과 인사를 나누다 김영남 위원장에 다가가 웃으며 먼저 악수를 청했습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악수로 인사를 나눴습니다. 북한이 남측과 동석을 거부해 중국측이 좌석의 재배정을 검토했으나 여의치 않아 그대로 한 테이블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베이징에 도착한 북한 선수단 역시 지침을 받았는지 훈련과정에서 마주치는 남한 선수나 취재진을 애써 피하고 쌀쌀맞은 태도를 보였다고 합니다. 또한 북한은 다음달 10일, 평양에서 열릴 2010년 월드컵 축구아시아 최종에선 남북한 경기도 태극기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거부해 경기장소를 제삼국으로 옮기게 하는 등 스포츠를 정치화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북한 태도는 그동안 입만 열면 외치는 『우리 민족 끼리』와는 상반된 태도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지난 12일, 베이징올림픽 여자 역도 63kg급 경기에서 북한의 박현숙 선수가 금메달을 딴 뒤 밝힌 소감이 중국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박현숙 선수는 『장군님이 경기를 지켜본다는 생각을 하니 힘이 솟아오르면서 바벨을 들고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김정일 장군님 생각에 번쩍 들었다는 얘기입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중국 사람들은 조소를 금치 못했다고 합니다. 지난 1960년대 중국의 마오쩌둥의 어록이 연상됐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일연의 북한 태도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느낌이 듭니다.

 
Radio Free Asia
2025 M Street NW, Suite 300
Washington DC 20036, USA
202-530-4900
nk@rf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