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3대 세습, 3인 우상화

송영대∙ 평화문제연구소 상임고문
201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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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양강도 삼수발전소 부근 언덕에 길이 560m짜리 초대형 김정은 찬양 글귀를 새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글귀 내용은 ‘선군 조선의 태양 김정은 장군 만세’입니다. 글자 하나의 크기가 가로 15m, 세로 20m로 웬만한 건물의 크기와 같습니다. 북한은 1970년대부터 김일성, 김정일 부자를 우상화하는 글귀를 전국의 명산과 명승지에 새기는 ‘글발사업’을 펼쳐왔는데 이번에 김정은 우상화 글귀까지 등장함으로써, 3대 세습에 3인 우상화라는 기이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조선노동당 출판사는 최근 김정은의 비범성을 부각하는 ‘회상실기도서’, ‘선군혁명영도를 이어가시며’ 제1권을 발간했습니다. ‘회상실기도서’란 주민들이 영도자의 각종 활동을 회상한 내용을 수록한 책자입니다. 또 북한은 지난 8월, 김정은의 모습이 담긴 기념우표를 처음으로 발행한데 이어 김정은 배지도 제작해 국가안전보위부 간부들에게 우선 배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돌이켜보면 20세기 들어 공산권의 독재자들은 한결 같이 자신의 우상화 작업에 골몰해왔습니다. 소련의 스탈린은 살아생전에 러시아 정교회로부터 ‘우리의 아버지’로 추앙받으면서 전국에 자신의 동상을 세움으로써 우상화 작업을 펼쳤습니다. 또 중국도 과거 마오쩌둥을 우상화하는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했으며 지금까지 중국에서 발행되는 지폐 안에는 모두 마오쩌둥의 얼굴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소련, 중국 등은 한 개인의 우상화로 끝났지만 북한의 경우, 3대에 걸쳐 우상화 작업이 지속되고 있고 그 수법도 동일하다는 사실입니다.

북한은 김일성이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고 가랑잎 타고 대동강을 건넜다고 선전한데 이어 김정일은 골프와 관련, 생애 첫 라운딩서 홀인원 11개를 포함, 38언더파를 쳤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김정은은 세 살 때 이미 어려운 한자를 터득해 옆에서 부르면 척척 받아쓰고 권총도 잘 쏘는 명사수였다고 선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김정은 우상화에 주력하는 것은 부족한 정통성을 상징 조작으로 미화함으로써 그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입니다.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지 사실상 1년이 가까워 오는 지금까지 김정은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지지도나 충성심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이유는 28세의 젊은 나이에 정치적 경륜이나 업적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국가운영에 있어 일관성 없는 정책과 즉흥적 지시로 인한 부작용이 많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해 국가운영에 뚜렷한 철학이 없는데다가 과도한 통제와 검열의 남발로 인해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김정은에 대한 충성맹세는 물론 각종 우상화 작업을 시도하고 있으나 이것은 북한 주민들은 물론 국제사회의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할 것입니다. 최근 중동의 민주화 혁명에서 보듯이 독재자 우상화시대는 이미 끝났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김정은이 진정 주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자 한다면 김일성, 김정일을 본받을 것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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